뒤늦은 불효자의 후회

부모님의 사랑

어떤 사람이 황금 알을 낳는 예쁜 암탉 한 마리를 갖고 있었다. 그는 암탉의 몸속에 금덩이가 들어 있는 줄 알고 암탉을 죽였다. 그러나 그 암탉은 여느 암탉과 똑같았다. 그는 단번에 부자가 되려다가 가지고 있던 자은 이익마저 잃고 말았다. <이솝 우화>




황금알을 낳는 예쁜 암탉 한 마리를 키우던 어떤 사람이 금덩이로 부자가 되기 위해 암탉을 죽였다. 그로 인해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작은 이익마저 잃은 것처럼.. 우리는 당장의 눈앞의 욕심에 가려 이미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을 알아보지 못한다,


첫째 손자가 3살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라는 표현을 실감하지 못했는데 요즘은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둘째 손녀가 태어난 지 50일이 지났다. 출산 몇 개월을 남겨두고 며느리는 임신성 당뇨가 있었다. 아기가 태어나면 괜찮아진다고 하지만, 하루 네 번이나 자가검사는 물론 살이 많이 빠져있었다. 부모이기에 가능한 사랑이었다. 평소에 보이지 않았는데 아들의 얼굴 주름살도 눈에 들어왔다.


자식을 낳고 키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다시 깨달았다. 처음에는 손자, 손녀만 보고 기뻐하다가 지금은 아들과 며느리의 표정과 지쳐있는 얼굴을 함께 보게 된다. 아들 내외를 보고 있으니, 어머니가 생각났다. 어머니에게 제대로 잘해드린 적이 없고, 잘해드려야 한다고 반성하기도 전에 어머니는 암으로 돌아가셨다. 마치 죽은 닭은 돌아오지 못하는 것처럼, 어머니의 빈자리는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을 남겼다.


어릴 때 어머니는 행상으로 생계를 꾸려가시느라 아침 일찍 집을 나가셨다. 언제나 내 생각이 먼저였고 어머니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어버이날만 오면 마음이 아프다. 꽃 한 송이 제대로 달아드린 적도 없다. 불효자 중의 불효자다.


다른 집 김치는 빨간데 우리 집은 왜 빨갛지 않냐고 투쟁했던 일, 왜 맨날 같은 반찬만 해주냐고 짜증 냈던 일, 도시락 반찬에 김치 넣지 말고, 꼭 계란프라이를 올려달라 했던 일…. 금덩이보다 더 큰 보물이 눈앞에 있었음에도, 나는 더 많은 것을 원했다. 어머니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투정만 했다. 모든 것이 마음에 걸린다. 카네이션 한 번 달아주지 못했다. 나 같은 자식을 둔 엄마가 불쌍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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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부지런하셨다. 큰언니 집에 가서 김치를 담가주고 청소도 했다. "엄마. 김치에 제피가루 넣지 말라고 했잖아, 아이들이 안 먹는다고…." 어머니는 큰언니의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매번 같은 실수를 하셨다. 내가 같은 상황이었다면 도와주고 싶지 않을 텐데, 어머니는 언니의 잔소리가 싫지 않으셨던 모양이다.


"이건 오빠 것, 이건 네 것" 무엇 하나 줄 때도 꼭 오빠는 더 많은 것을 주셨던 어머니다. 그때는 그것이 왜 그리 싫었는지…. 지난 모든 시절이 후회로만 남는다. 매일 조금씩 주어지는 금덩이와 같은 어머니의 사랑이 소중함을 알지 못했다. 인가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주인공 구동매는 "사람이 죽고 나서야 그 사람의 빈자리가 보인다." 고했다. 또한 영화 "국제 시장"에서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며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덕수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야 비로소 아버지의 희생과 사랑을 깨닫는다.


금덩이를 바라던 사람이 금덩이뿐만 아니라 암탉까지 잃은 것처럼. 우리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사랑과 희생을 종종 당연하게 여긴다, 그 사랑의 깊이는 우리가 같은 입장이 되어보아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손자와 손녀를 통해 비로소 부모의 마음, 그리고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해 뒤늦은 감사함이 마음을 채운다. 황금알을 낳는 예쁜 암탉처럼, 어머니는 매일 조금씩 사랑이라는 황금을 내게 주셨지만, 나는 그 매일의 사랑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아들과 며느리의 자녀에 대한 헌신을 보며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위대했는지 비로소 깨닫게 된다.


돌아가신 어머니께 효도할 기회는 놓쳤지만, 소중한 사람을 잃기 전에 더 잘 챙기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길 다짐해 본다. 예쁜 암탉을 키우는 어떤 사람이 닭이 죽고 후회하는 것보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더 사랑하는 내가 되길,


한 장밖에 없는 어머니 사진을 보니 마음이 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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