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딸이 되지 못하는 이유

디오게스가 알려준 며느리 사랑법

견유학파 철학자 디오게네스가 어떤 대머리에게 모욕당하자 이렇게 말했다. "나는 모욕하지 않겠소. 천만에! 오히려 나는 당신의 사악한 두개골을 떠난 머리털을 칭찬해 주고 싶소."<이솝 우화> 중에서




고대 그리스의 견유학파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재치 있는 언행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어떤 대머리에게 모욕당했을 때 남긴 말을 보면 감동이 온다. "나는 모욕하지 않겠소. 천만에! 오히려 나는 당신의 사악한 두개골을 떠난 머리털을 칭찬해 주고 싶소." 단순한 재치를 넘어 타인의 단점보다 장점을 바라보는 지혜를 보여준다.


"사악한 두개골을 떠나 머리털을 칭찬해 주고 싶소."라는 디오게네스의 말처럼, 우리가 사람의 장점만 바라본다면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아름답고 행복한 곳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무리 잘해도 한 번 잘못하면 평생 간다."는 말이 있듯이, 좋은 것은 쉽게 잊히고 서운한 일은 오래 기억된다.


이솝 우화 중 "태양과 바람의 내기"에서도 이러한 지혜를 볼 수 있다. 바람이 힘으로 사람의 외투를 벗기려 했을 때는 사람이 더욱 외투를 꽉 움켜쥐었지만, 태양이 따스함으로 대했을 때 사람은 스스로 외투를 벗었다. 사람의 마음을 여는 것은 비난, 비판보다 따뜻한 칭찬과 인정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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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이름을 길게 짓는 것은 시어머니가 찾아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웃픈 농담이 있다. 그런데 머리를 쓴 시어머니는 시누이를 데리고 와서 오히려 더 불편함을 주었다는 우스갯소리 속에 고부간의 오랜 갈등을 잘 표현해 준다.


이솝 우화 "여우와 두루미'처럼, 서로 다른 그릇에 담긴 음식을 대접하며 상대방을 곤란하게 하는 모습은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각자의 입장에서는 옳다고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있기 마련이다.


"딸 같은 며느리"라고 하면 사람들은 쉽게 믿지 않는다. "아무리 며느리에게 잘해도 시어머니는 시어머니다."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대 간의 갈등과 이해관계는 변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큰아들이 결혼하고 시어머니가 되었을 때, 핸드폰에 며느리가 아니라 "사랑하는 내 딸"로 저장했다. 핸드폰을 우연히 본 지인이 "딸이 있었어요?"라고 물었을 때 "딸이 생겼지요."라고 대답한 것은 디오게네스가 말한 '장점을 보는 시선'의 실천 중 하나였다.



아들만 둘인데 며느리가 있으니, 딸처럼 좋다. 우리 아이들처럼 며느리가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아 살림 사는 것이 대견하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첫째 손자를 낳은 시기와 이사 날짜가 겹쳤을 때. 아들 혼자 해야 하니 가서 도와줄 수밖에 없었다. 3일 동안 정리하고 냉장고를 보니 아직 요리하지 않는 마른반찬이 몇 개 있었다. 그냥 두면 버릴 것 같았다. 집으로 오기 전에 반찬을 만들어 놓았다. "다운아! 반찬거리가 냉장고에 있는데 버릴 것 같아서 엄마가 다 만들어놨어" 아들은 말했다. "엄마. 나라 반찬 잘 만들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아차 했다. 아직 모든 것이 서툰 딸처럼 느껴졌기에 그 사실을 잊어버렸다.


직장에서 조용하면서도 할 일을 잘해서 뭐든 일이 잘 풀리는 직원이 있다. 있는 듯 마는 듯하지만, 결과를 보면 순조롭게 잘 해결해 나가는 그 직원을 나는 좋아했고 닮아가고 싶었다. 그 모습이 며느리의 모습이다. 결혼한 지 올해 5년째, 최근에 둘째 딸까지 낳은 며느리에게 "나라야! 하나 일 때랑 둘일 때는 많이 달라. 힘이 들 거야."라고 말하면 며느리는 "그렇지만 괜찮아요. 예쁘게 키울게요"라고 한다.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살림뿐만 아니라 아이도 쉽게 잘 키우는 것 같다. 며느리를 보면 '토끼와 거북이'가 생각나게 한다. 토끼는 재능을 뽐내지만, 묵묵히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며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거북이가 승리하는 것처럼, 며느리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정을 슬기롭게 이끌어가고 있다.


맞벌이도 아니고 많지 않은 월급으로 저축하며 알콩달콩 사는 모습이 신기하고 예쁘기만 하다. 남편과 수시로 이야기한다." 나라 보면 신기하지? 살림과 육아를 어떻게 저렇게 소리 없이 잘하지? 우리가 며느리는 정말 잘 얻은 것 같다. 다운이 복이지 뭐."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직장 다녀와서 집안일하는 아들을 보면 가끔은 며느리에게 바라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그럴 때는 며느리가 예뻐 보일 때를 생각하면 금세 사랑스러운 딸로 보인다. 부부 일은 부부만이 안다. 디오게네스의 재치 있는 대응처럼, 며느리가 아닌 '사랑하는 내 딸'에 초점을 맞출 때 고부간의 갈등이 없어진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에서 더욱더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아들 부부의 방식을 존중한다.




디오게네스의 "사악한 두개골을 떠난 머리털을 칭찬해 주고 싶소."라는 말은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태도다. 좋지 않게 보이는 것을 비난하기보다 장점을 먼저 바라보는 태도가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다.


"난 며느리가 딸 같은데"라고 하면 주위 사람들은 1초의 여유도 없이 말한다.

"착각이에요, 착각! 며느리는 며느리예요."

"과연 착각일까?" 나는 그냥 미소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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