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옷과 지혜의 씨앗
사자가 자고 있을 때 생쥐가 사자의 몸 위를 돌아다녔다. 잠에서 깬 사자가 생쥐를 잡아먹으려 했다. 생쥐가 살려 달라고 애원하며 살려주면 은혜를 갚겠다고 하자 사자가 웃으며 생쥐를 놓아주었다. 그 뒤 오래 지나지 않아 사자는 생쥐의 보은 덕분에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 사자가 사냥꾼들에게 잡혀 밧줄로 나무에 묶여 있을 때 생쥐가 사자의 신음 소리를 듣고 달려가서 밧줄을 물어뜯어 사자를 풀어주었던 깃이다. 생쥐가 말했다." 당신은 그때 내가 보답할 수 없으리라 여기고 나를 비웃었지요. 그러나 이제 생쥐들도 보답할 줄 안다는 것을 잘 알아두세요." <이솝우화> 중에서
우화 "사자와 은혜 갚은 생쥐"를 읽으니 작고 어린 아들의 가치를 존중하고 잠재력을 믿는 우리 며느리 모습이 생각난다.
3살 된 손자 이도는 스파이더맨을 좋아한다. 울다가도 스파이더맨만 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울음을 그친다. 며느리가 둘째를 낳고 퇴원하기 전, 쿠팡에서 스파이더맨 옷을 주문했다. "이도야! 이 옷은 동생이 오빠 주려고 선물로 샀어." 사자가 작은 쥐의 가치를 인정했듯이 며느리는 3살 아들의 감정과 좋아하는 것을 존중했다.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스파이더맨으로 형제간의 우애를 자연스럽게 이어주었다. 손자는 스파이더맨을 가지고 온 동생을 반갑게 맞았다.
"둘째를 집에 데리고 오면 첫째는 아빠가 새엄마를 데리고 오는 것처럼 스트레스받는다.'라는 말이 있지만, 손자는 동생인 둘째 손녀를 '사랑해, 동생 예뻐'라고 말하며 사랑스러운 눈길을 보낸다. 며느리의 지혜로운 행동을 볼 때마다 우리 부부는 말한다. "여보! 며느리는 지혜가 있어. 그렇지? 우리 같으면 그런 생각하지도 못했을 텐데…."
아들은 집안일에 필요한 것 있으면 며느리에게 물어본다. "나라에 물어보면 돼. 나라는 뭐든지 잘해" 아들보다 4살이 어린 며느리가 집안 살림을 놀랍도록 잘 꾸려나간다. '정리수납 전문가'인 나도 며느리의 살림법을 배울 때가 많다. 이솝우화 '황금 도끼와 은도끼'에서 정직한 나무꾼이 결국 더 큰 보상을 받았듯이, 며느리는 정직하고 성실한 방법으로 가정을 꾸린다.
친구들에게 선물로 받은 장난감 등 나이에 맞는 장난감이 적지 않지만, 집에 가면 모든 것이 깨끗하게 종류별로 정리되어 있다.소설 '종의 기원'에서 작은 변화들이 모여 진화를 만들어내듯, 며느리는 작은 일상에서 지혜를 실천한다. 며느리 친구 아이들도 손자 손녀 또래가 많아 옷과 장난감 등을 나눠 입으며 왕래한다. 외벌이지만 부족함 없이 잘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둘째 손녀는 배냇저고리와 이불 등 내가 사준 것 몇 개 빼고는 모두 물려받은 것이다. 며느리는 깨끗하게 세탁해서 새 옷처럼 입힌다. 그리고 다른 친구 아이가 태어나면 또 물려줄 것이다.
아이들 옷장 서랍에는 옷이 종류별, 색깔별로 잘 정리되어 있다.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말이다. 3살 손자는 서랍장에서 입고 싶은 옷을 꺼내서 스스로 입는다. 가끔은 빨래 개는 모습이 사진, 동영상으로 전송되어 온다. 잘 개지는 못하지만, 어릴 때부터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지혜가 돋보인다. 작은 쥐가 강한 사자들을 도울 수 있었듯이, 어린 손자도 자신의 작은 능력으로 가정에 기여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는 손자를 보면 아들이 어릴 때가 좋아한다. 아들은 '아이언 맨'을 좋아해서 놀이방 갈 때마다 하나씩 사줬는데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도 아들 어릴 때와 똑같다. 하지만 우리는 아들 며느리처럼 아이를 지혜롭게 키우지 못했다.
삶은 우리가 가진 것에 감사하는 배우는 과정이다. 우리의 부족함은 다음 세대인 아들과 며느리의 지혜로 채워지고 있다. '사자와 은혜 갚은 생쥐'의 이솝우화처럼, 작은 존재의 가치를 알아보고 아이의 잠재력을 존중하는 며느리의 양육법을 보며 우리는 매일 배움을 얻는다. 다음 세대가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우리 인생에서 주는 값진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