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적응하는 지혜가 필요한 일상
어떤 사람이 갈까마귀를 잡아서 발에 아마 실을 묶은 뒤 아이에게 주었다. 갈까마귀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을 견디다 못해 감시가 느슨한 틈을 타서 제 둥지로 도망쳤다. 그러나 실이 나뭇가지에 걸리는 바람에 날 수 없게 되자 갈까마귀는 죽어가며 중얼거렸다. "불쌍한 내 팔자야! 사람에게 예속되는 것을 견디지 못하다가 나도 모르게 목숨을 잃는구나."<이솝 우화> 중에서
때로는 불편하더라도, 무작정 벗어나려 하기보다 적응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늘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다. 코로나 이후 우리의 일상은 더욱 급격하게 바뀌었고 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 갈까마귀처럼 허우적거리고 있는지 모른다.
구본형 작가의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에서는 "변화를 일상의 원리로 받아들여라. 이전 가능한 자신이 재능을 활용하라."라고 조언한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지만, 이제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일상생활이 불편해지는 시대가 되었다. 드라마 <모범택시>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해 범죄를 해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처음에는 주인공도 새로운 기술을 거부하지만, 점차 그 편리함과 효율성을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도 처음에는 낯설고 두렵지만 조금씩 배우고 적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카페에서 키오스크를 마주했을 때 두려웠다. "사람들 보는 데 더듬거리기라도 하면 어쩌지? 나로 인해 사람이 밀리면 어쩌지?" 이런 여러 가지 생각에 기계 앞에서 망설였다. 이제는 키오스크가 없으면 오히려 불편하다. 식당에서 음식을 배달하는 로봇이나 은행의 무인 창구도 마찬가지다. 뭐든지 처음에는 어색하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모든 것이 교체되고 우리가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아이패드를 처음 구매했을 때 약간의 후회가 들었지만,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었다. 여행 갈 때도 책, 성경책, 바인더 등 모든 것이 들어있어 아이패드 하나면 된다. 변화는 두렵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기도 한다. 독서 모임 회원들에게 아이패드 사용법을 알려줬다. 지금은 많은 회원이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서로에게 전파하고 있다. 아이패드 사용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로 인해 많은 것을 더 알게 되고, 무엇보다 기계 사용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갈까마귀처럼 새로운 환경에 무작정 벗어나려 하기보다는 적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어렵다는 이유로 계속 피하다 보면, 변화의 폭은 더 커지고 적응은 더 어려워진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에게 예속되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죽는 갈까마귀가 아니라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새로운 것을 접하게 된다면 피하기보다 배움의 기회로 삼아보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