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가 가져온 기적
낙타를 처음 봤을 때 사람들은 겁이 나고 그 엄청난 크기에 놀라 도망쳤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낙타가 순하다는 것을 알고 용기를 내어 가까이 다가가기까지 했다. 그 뒤 사람들은 차츰 이 동물이 성깔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굴레를 씌워서 아이들을 시켜 몰고 가게 할 만큼 얕잡아보게 되었다. <이솝우화, 처음 본 낙타>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두렵다. 왜일까?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본능적 경계심일까? 아니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일까? 이솝우화에서 낙타를 처음 본 사람들이 놀라 도망쳤던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도전에서 주저하고 망설인다.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은 가끔 해봤지만, 그저 꿈으로만 생각했다. "책 한번 써보실래요?"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낙타를 처음 본 사람들은 도망쳤지만 난 도망치지 않았다. 되든 안 되든 도전해 보기로 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책 쓰기 과정'을 등록했다. 출근도 해야 하니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서 글을 썼다. 처음엔 빈 종이 앞에서 막막했지만, 막연했던 글쓰기가 편해지기 시작했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책 한 권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1개월에 한 권 읽기가 어려웠던 책이 지금은 일주일에 2권 읽는 것도 어렵지가 않다. 글을 쓰다가 독서 모임 첫 지정 도서 "청소력'에서 인용해야 할 글이 생각났다. 책꽂이에서 책을 찾아서 펼쳤다. 글씨 크기가 초등학교 교과서처럼 크게 보였다. 이제는 책이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다.
교회를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아 대표 기도를 하라고 했을 때도 그랬다. 눈 감고 2줄의 기도도 하기 어려운 내게는 무리였다. "대표 기도 취소 안 해주면 교회 못 다녀요."라고 말했고 초신자인 점을 감안하여 고려해 주었다. 지금도 여전히 기도가 쉽진 않지만, 3년이 지난 지금은 기도 인도도 한다.
"당신이 사이클을 탈 때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잘게 쪼개서 생각해 보고 딱 1 퍼센트만 개선해 보라. 그것들이 모이면 상당산 발전이 이뤄질 것이다."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평범한 선수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 딱 1%씩만 개선해 보라고 했다.
처음부터 잘하는 것은 없다. 습관적으로 꾸준히 하다 보면 훨씬 편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25.4.6일부터 부산큰솔나비 독서 모임에서 회원들과 함께 필사를 시작했고 난 이솝우화를 필사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월 1개 정도의 글만 올리다가 필사 시작 후 48일 동안 매일 글을 올렸다. 글을 읽는 사람도 가장 많이 읽을 때가 3월에 만 6천 명이었는데 최근 5월 23일까지 조회 수가 10만 명이 넘었다.
이솝우화 속 사람들이 낙타를 길들인 것처럼, 우리도 두려움을 이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첫 걸음을 떼는 용기와 꾸준히 지속하는 인내다. 오늘 망설이고 있는 일이 내일의 나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리라는 것을 믿는다. 어려움이 없으면 성장도 없다. 어렵고 힘들다는 것은 성장의 신호일뿐이라는 것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