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백조의 노래는 무엇인가?
백조와 거위를 함께 기르던 부자가 있었다. 같은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는 노래 때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식탁을 위해서였다. 거위가 운명을 맞을 시간이 되었을 때는 밤이어서 이들을 구별할 수가 없었다. 거위 대한 잡혀가게 된 백조는 죽음의 전주곡을 불렀다. 백조는 목소리 덕분에 알려졌고, 노래 덕분에 죽음에서 벗어났다. <이솝우화, 거위 대신 잡혀간 백조>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고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 부러워했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대중음악을 틀어놓고 들었다. 가사가 위로가 되었고 노래를 듣자마자 눈물이 쏟아진 적이 있다.
특히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었다. 교회에서 세례받던 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받고 있지요."라는 찬송이 흘러나왔다. 매일 나오던 음악임에도 그날만큼은 다르게 들렸다. 그 찬송은 내 걸음을 멈추게 했고. 마음 깊숙이 스며들었다. 옆에 있는 남편이 볼까 봐 고개를 떨구고 눈이 아픈척했다.
요즘 즐겨 듣는 찬양은. 손경민 목사님이 작곡한 것들이다. '은혜, 일상, 감사'등 가사가 가슴에 와닿는 것이 많다. 교회만 다니며 믿음이 없을 때 내게 다가온 찬송가들이었다. 눈물이 말라서 나올 것이 없다는 분들도 있는데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은혜라는 찬양에서는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라고 노래한다. 일상에서는 "나를 보내사 서게 하신 곳, 가장 귀한 곳이 바로 이곳이라"며 현재의 자리에 대한 감사를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감사라는 찬양은 "오늘 숨을 쉬는 것 감사, 나를 구원하신 것 감사"로 시작해 모든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고 있다.
3년 전, 음악의 힘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사연이 있다. 14살 지체 장애 여자아이가 조용필 노래 '비련'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래서 보호자가 가수 조용필에게 "딸에게 한 번만 얼굴을 보게 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이 소식을 들은 가수 조용필은 당일 콘서트 4개를 취소하고 행사 위약금까지 물어주고 시골병원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딸을 위해 애써준 조용필에게 돈을 어디로 보내주면 되느냐고 묻자 가수 조용필은 말했다. " 따님의 눈물이 제가 지금까지 벌었던 그리고 앞으로 벌 돈보다 훨씬 값지다"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고 한다.
내가 아침에 눈을 뜨고 일상을 한다는 사실이 모두가 은혜다. '이제 늙었나. 왜 자꾸 옛날 생각이 나지?' 퇴직하고 집에 있을 때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많다.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 것은 신의 선물이다. 모든 것이 기적이고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또한 감사하다. 찬양을 들으며 아침을 맞을 수 있어서 좋다.
백조가 죽음의 순간에 부른 노래로 생명을 구했듯이, 음악은 우리 삶의 어려운 순간들을 버텨내게 하는 힘이 된다. 내게 위로가 되는 것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노래가 가장 큰 위안이 된다. 하루하루가 은혜이고, 그 은혜를 노래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축복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만의 ‘백조의 노래’가 있을 것이다. 나는 오늘 아침에도 흥얼거린다. '오늘 숨을 쉬는 것 감사.' 누군가는 간절히 원하는 그날에 노래를 부를 수 있음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