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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찌 때찌"가 아이에게 독이 되는 이유

이솝우화로 깨달은 육아의 진실

어떤 사람이 개에게 물리자 자기를 치료해 줄 사람을 찾아 사방으로 떠돌아다녔다. 누군가 빵으로 피를 닦은 다음 그 빵을 문 개에게 던져주어야 한다고 말하자 그가 말했다. "그렇게 하다가는 나는 틀림없이 시내의 모든 개에게 물리게 될 거요."<이솝 우화, 개에게 물린 사람>




이솝 우화 개에게 물린 사람은, 잘못된 해결책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음을 말한다. 마치 상처 난 아이에게 "때찌 때찌" 하며 물건을 탓하는 것처럼.


손자가 놀다가 미끄럼틀 모서리에 살짝 부딪쳤다. 우는 손자에게 "누가 우리 예쁜 손자 이도를 울게 했어?"라고 말했을 때 손자는 미끄럼틀을 가리켰다. 평소 하던 대로 "때찌 때찌"하며 손자를 달래는 나에게 아들은 말했다. "어머니! 아이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면 안 돼요. 이도가 다음에 그런 일이 있으면 꼭 복수하려고 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으니" 순간 아들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물건을 의인화하여 미워하도록 가르치는 것은, 마치 개에게 물린 상처를 빵으로 달래려는 것만큼 잘못된 처방이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즉석 처방은 오히려 아이의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요즘 인기 있는 '금쪽같은 내 새끼'를 자주 시청하는 편이다. 예고편으로 잠깐 보여주는 장면을 보면 아이의 난폭함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보이지만, 실제로 부모의 행동에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5살 아이가 엄마를 때리고 물건을 던지는 모습이 나왔다. 금쪽 처방을 내리는 오은영 박사는 '엄마가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 아이의 행동이 격해진다.'는 것이었다. 아이의 문제 행동만 고치려 했다면 근본적인 해결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문제의 표만만 보고 대처하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아이가 다쳤을 때 물건을 탓하기보다는 왜 다쳤는지, 앞으로 어떻게 조심할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복수심이나 책임회피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해결해 나가는 용기와 지혜를 길러주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아들을 통해 다시 깨달았다. "이번에도 아이들에게 한 수 배웠네." 남편과 차 안에서 손자 이야기하며 오는 그 시간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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