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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희 Jun 04. 2023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일 하기

주주금석 논어생각 68

술이 11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부유함을 내가 구하여 얻을 수 있다면 비록 채찍 잡는 일이라도 하겠지만, 만일 구한다고 해도 얻어질 수 없는 것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것이다.”   
  

  ▷ 주주

채찍을 잡는 것은 천한 사람의 일이다. 가정하는 말을 세워 “부유함을 내가 구할 수 있는 것이라면 비록 천한 일을 하면서 구하는 일도 또한 사양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운명이 있어 구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의리 따르는 것을 편안히 여길 것이다. *소 씨는 “성인은 일찍이 부를 구하는 데 뜻을 두신 일이 없는데, 어찌 된다, 안 된다를 따지겠는가? 이 말씀을 하신 것은 다만 부유함은 결코 구할 수 없는 일임을 밝힌 것이다.”라고 했다. 양 씨는 “군자라고 부귀가 싫어서 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부귀는 하늘에 달린 것이어서 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 금석

공자는 “만일 재물과 재산이 구하여 얻어지는 것이라면, 비롯 손에 채찍을 드는 비천한 일이라도 나는 하겠다. 그러나 만일에 재물과 재산이 구하여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나는 오직 내가 좋아하는 일이나 하겠다.”라고 하여, 올바른 이치를 어기면서 구차하게 재물과 재산을 구하는 일을 부정하고 있다.   
   

  ▶ 유설

이 단락에 대한 주주와 금석의 해석은 거의 비슷하지만, 주주는 의리를 따른다고 한 데 비해, 금석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고 한 점이 다르다. 물론, 금석에서 말하는 ‘좋아하는 일’이 의리를 실천하는 일이기는 하다. 그래도 표현이 감각적이어서 자유로운 느낌이 든다. 
  

이 문장에서 부유함이 구한다고 구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단정 짓는 부분에 많은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할 것 같다. 춘추 시대라고 해서 부유함이 운명적으로 정해져 있었던 것은 아니다. 주나라 질서가 요동치던 시대이고 철기 문화가 발달하던 시대라 신흥 부자 출현이 가능했다. 자공도 처음에는 가난했지만 장사를 잘해서 나중에는 부유해졌다고 한다.     


그러므로 여기서 운명이란 신분 사회의 구속이 아니라 개인적인 성향을 가리킨다고 보는 것이 맞다. 돈 잘 버는 성격이 있고 못 버는 성격이 있는데, 공자 자신은 돈 버는 일과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나 역시 돈 버는 일과는 인연이 없는 줄 진작에 알고 있으므로, 그저 겨우 간신히 생계 해결할 정도 벌 수 있는 것에 만족하며 공부하며 살고 있으니, 공자 말에 절반 이상은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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