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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희 Jun 06. 2023

음악의 기쁨

주주금석 논어생각 70

술이 13     


○ 공자께서 제나라에 계실 때 ‘소’ 음악을 들으시고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모르셨다. 그리고 말씀하셨다. “'소' 음악의 아름다움이 이런 경지에 이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 주주

고기 맛을 모르신다는 것은 마음이 음악에 집중되어 다른 데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순임금이 만든 음악이 이렇게 아름다운 데에 이를 줄을 생각지 못했다는 말씀으로서, 음악의 내용과 꾸밈이 갖추어질 대로 갖추어져 자신도 모르게 깊이 감탄하신 것이다. *범 씨가 말했다. “‘소’가 너무도 아름답고 너무도 선하여 음악으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러므로 그것을 배우는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몰랐다고 탄미한 것이니, 정성이 지극한 것이요, 감동이 깊은 것이다.”     


  ▷ 금석

공자가 제나라에서 ‘소’라는 악장을 듣고 오랫동안 고기 맛까지 잊고서 “제나라 악공들이 연주하는 '소악'이 이렇게 사람을 감동시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라고 하여, ‘소’ 음악이 사람을 감동시켰다고 탄미하고 있다. ‘소(韶)’는 순임금이 만든 곡 이름이다. 석 달이라는 표현은 꼭 석 달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이라는 뜻이다.      


  ▶ 유설

주주와 금석에 큰 차이는 없으나, 주주에서 범 씨의 말을 인용한 것을 보면 주자는 공자가 소 음악을 듣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직접 배웠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이에 비해 금석은 감상이라고 단정 지었다.  소 음악을 직접 배웠다고 할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그 시절에는 녹음할 수 없었으니 여러 번 듣기는 힘들 것이고, 한 번 듣고 감탄해서 오랜 기간 고기 맛을 모를 정도라고 하면 좀 과장이 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그래도 평소 음악과 예술에 조예가 깊은 공자로서는 한번 들었다고 해도 그 감흥이 깊고 오래갈 수 있을 것이다. 감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좋은 음악은 물론이고, 좋은 예술을 만나면 감흥이 깊어 다른 일에는 흥미를 잃을 수 있다. 이런 경지를 아직 경험해보지는 못했으나, 좋은 책을 읽을 때 흥분되어 책장을 넘기지 못한 적은 여러 번 있다. 그래도 밥은 잘 먹었으니 공자의 경지와는 비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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