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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희 Jun 08. 2023

부귀나 빈천보다 중요한 것

주주금석 논어생각 72

술이 15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거친 밥을 먹고 맹물을 마시며 팔을 굽혀 베고 누워 있어도 즐거움이 또한 그 가운데 있다. 의롭지 않고서 부하고 귀한 것은 나에게 뜬구름 같은 것이다.”     


  ▷ 주주

성인의 마음은 완전무결한 하늘의 이치이므로 비록 곤궁에 처하더라도 즐거움이 또한 그 가운데 있다. 따라서 의롭지 못한 부귀를 뜬구름과 같이 보아 그 마음속에 전혀 동하는 바가 없는 것이다. *정자는 “거친 밥을 먹고 맹물 마시는 것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비록 거친 밥을 먹고 맹물을 마시더라도 자기의 즐거움을 고치지 아니하고, 의롭지 못한 부귀를 뜬구름과 같이 가벼이 여긴 것이다.”라고 했다. 또 “모름지기 즐기신 것이 어떤 일인가를 알아야 한다.”라고 했다.     


  ▷ 금석

공자는 “먹는 건 거친 밥이요, 마시는 건 냉수, 팔을 굽혀 베개로 삼는 이런 생활이 비록 곤궁은 할지라도 그 안에 저절로 즐거움이 있다. 정당치 못한 방법과 불합리한 수단으로 많은 재산을 얻고 높은 벼슬을 가지는 것은 나에게 있어 마치 뜬구름과도 같다.”라고 하여, 자신의 안빈낙도의 흥취를 설명하고 있다.     


  ▶ 유설

주주와 금석에 큰 차이는 없으나, 주주의 설명이 좀 더 상세하다. 특히 정자의 설명이 친절하다. 얼핏 잘못 이해하면, 가난한 살림 자체를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그것이 아니라 정당하지 못한 부귀를 누리느니, 차라리 빈천을 택하여 도를 즐기는 즐거움을 바꾸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빈천 역시 도를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 지나치게 이상적인 인격을 설정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경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정당한 생계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도를 실천하는 데 유리하다. 창고가 차야 염치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에 청빈낙도를 노래한 많은 선비들도 실상은 땅 부자들이다. 퇴계도 안정된 생계를 위해 벼슬을 오래 했고, 부인 재산 덕도 많이 봤다. 부당한 부귀는 마다해야겠지만, 그렇다고 빈천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 도를 추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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