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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희 Jun 13. 2023

공자가 말하지 않은 것

주주금석 논어생각 77

술이 20     


○ 공자께서는 괴이, 폭력, 난동, 귀신에 대해서는 말씀하지 않으셨다.     


  ▷ 주주

괴이, 폭력, 난동은 바른 이치가 아니므로 성인이 말씀하지 않으셨다. 귀신은 조화로운 자취여서 바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궁리를 지극히 하지 않으면 쉽게 밝혀지지 않으므로 경솔히 말하지 않은 것이다. *사 씨가 말했다. “성인은 떳떳한 것을 말하고 괴이한 것을 말하지 않으며, 덕을 말하고 힘을 다투는 것은 말하지 않으며, 다스림을 말하고 어지러움을 말하지 않으며, 사람을 말하고 귀신을 말하지 않는다.”     


  ▷ 금석

공자는 지금까지 괴이하거나 허황된 일, 용맹을 좋아하거나 싸우는 일, 난동을 부리는 일, 귀신이나 미신에 관한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이 장에서는 공자가 바른 도리와 떳떳한 이치에 위배되는 일은 얘기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 유설

주주와 금석에서 귀신에 대한 생각에 차이가 있다. 주주에서는 귀신은 바른 것이라고 보았지만, 금석에서는 귀신도 앞의 세 가지처럼 바르지 않다고 보았다. 앞의 세 가지가 부정적인 것이었으니 귀신도 그렇게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다른 곳에서도 공자는 삶에 대해서만 말한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귀신을 말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뿐, 유자(儒者)라는 직업이 제사 지내는 일이었던 만큼 귀신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귀신이 천지의 바른 조화라고 생각한 것 같지는 않다.       

어제 우연한 알고리즘으로 아우줄라라는 예언자 영상을 봤다. 세계사적인 큰 사건을 예언했다고 하는데, 가만히 듣고 보니, 그런 예언을 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안다고 해서 막을 수도 없고 아무런 대책도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타로나 사주를 가끔 보기는 한다. 그러나 그들의 예언을 믿는다기보다 누구한테 말하기도 애매한 일이 있을 때 일만 원이나 삼만 원으로 수다 떨다 오면 기분이 좀 풀릴 때가 있다. 그것뿐이다.  괴력난신은 나도 믿지도 말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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