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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희 Jun 18. 2023

공부보다 순수한 마음이 먼저

주주금석 논어생각 82

술이 25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성인을 내가 만나볼 수 없을 바에야 군자라도 만나보았으면 좋겠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선한 사람을 내가 만나보지 못할 바에야 항심을 가진 사람이라도 만나보았으면 좋겠다. 없으면서 있는 체하고 비어있으면서 차 있는 체하며, 곤궁하면서 넉넉한 체하면 항심을 가지기가 어렵다.”     


  ▷ 주주

성인은 신성하여 헤아릴 수 없는 이를 일컫는 이름이고, 군자는 재덕이 출중한 사람을 이름이다. 두 번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라는 말은 잘못 들어간 것 같다. 장자가 말했다. “항(꾸준히 일관된 마음)이 있는 자는 두 마음을 갖지 않으며, 착한 사람은 인에 뜻을 두었기 때문에 악이 없는 것이다.” 예로 든 세 가지는 모두 헛되이 과장하는 일이다. 대체로 이와 같은 자는 반드시 그 떳떳함을 지키지 못한다”. *장경부가 말했다. “성인과 군자는 학문으로써 말한 것이고, 선인과 항심이 있는 자는 자질로써 말한 것이다.” 내 생각에는 항심이 있는 자와 성인은 높고 낮음에 차이가 많다. 그러나 항심이 없으면 성인의 경지에 도달할 사람은 없으므로 끝부분에서 항심을 갖는 데 대한 의의를 거듭 말씀하신 것이다. 사람들에게 덕에 들어가는 문을 제시한 것이 깊고도 간절하며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 금석

공자는 “선천적으로 명철한 성인을 내가 만나보지 못한다면 재덕이 뛰어난 군자라도 만나볼 수 있었으면 괜찮겠다.”라고 했다. 또 “심성과 행위가 선량한 사람을 내가 만나보지 못한다면 평상시에 언행이 변함없는 사람이라도 만나보았으면 좋겠다. 요즘 세상 사람들은 모두 없으면서 있는 듯이 속이고, 텅 비었으면서도 충분한 여유가 있는 듯이 속이고, 부족하면서도 넉넉한 것처럼 속이는데, 이런 사람들은 항심을 가지기가 매우 어렵다.”라고 하여, 당시 사람들이 내실은 없고 외양만 꾸미는 것을 개탄하고 있다.     

 
 ▶ 유설

주주와 금석에 해석 차이는 없다. 다만, 주주에서는 성인과 군자를 경지의 차이로 보았는데, 금석은 성인의 타고난 자질을 강조하여 실천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 이 장에서는, 항심은 다만 선하기 위한 조건일 뿐, 항심을 가지고 있다고 선하다고 할 수는 없다는 대목이 눈에 들어온다. 항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선할 가능성이 있겠지만, 반드시 선하다고 할 수는 없다. 악한 마음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공부에 성취가 있으려면 자질이 순수해야 한다. 허세를 부리는 이중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공부해도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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