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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희 Jul 04. 2023

신체보존이 최고 효도라는데

주주금석 논어생각 97

태백 03     


○ 증자가 병이 들었을 때 제자들을 불러 말했다. “이불을 걷고서 내 발을 보고 내 손을 보아라. 『시경』에 ‘두려워하고 삼가 깊은 못에 임하듯이 하며, 얇은 얼음을 밟듯이 하라’고 했는데, 이제야 내가 상처 내는 죄에서 벗어났음을 알았노라. 제자들아!”     


  ▷ 주주

증자가 평소에 신체는 부모에게서 받았으니 감히 상처를 내서는 안 된다고 여겼으므로, 이에 제자로 하여금 그 이불을 걷고 보라고 한 것이다. 시경의 소민 편이다. 연못에 임한다는 것은 떨어질까 두려워함이다. 얼음을 밟는다는 것은 빠질까 두려워함이다. 증자는 온전히 보전된 것을 그의 제자에게 보여주고 그 보전함의 어려움이 이와 같아서, 장차 죽음에 이른 후에야 그 상처 내는 죄에서 벗어났음을 알았다고 말한 것이다.      


*정자는 “군자의 죽음을 ‘마침’(終)이라 하고, 소인의 죽음을 ‘죽음’(死)라고 한다. 군자는 그 몸을 보전하여 죽음으로 그 일을 마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증자가 온전히 돌아감으로써 죄에서 벗어났다고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윤 씨는 “부모가 온전히 낳으셨으니 자식이 온전히 하여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증자가 죽음에 임하여 수족을 보라고 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도를 터득하지 않고서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범 씨는 “신체도 오히려 상처낼 수 없거늘, 하물며 잘못된 행동을 하여 그 어버이를 욕되게 하겠는가?”라고 했다.      


  ▷ 금석

증자가 병이 나서 위험할 때, 문하에 있는 제자들을 침대 앞에 불러놓고 “이불을 걷고 나의 발과 나의 손을 한번 보아라. 상처가 있는가? 『시경』「소민」에 ‘두려워하고 조심하여, 깊은 물가에 서 있는 듯이 아래로 떨어질까 두려워하고, 얇은 얼음을 밟는 듯이 아래로 빠질까 두려워하네.'라고 했는데, "나는 이렇게 몸을 보전하여 이제 죽으니, 신체에 상처 내는 죄에서 벗어나게 되었구나. 제자들아!"라고 하여, 신체를 보전하는 것이 극진한 효도임을 제자들에게 훈계하고 있다.     


  ▶ 유설

주주와 금석의 해석에 차이는 없다. 주주에 인용된 여러 성리학자들의 해설이 자세해서 왜 신체를 보전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충을 하다가 몸을 다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몸 보전을 중시한다는 것은 충보다 효를 더 중시했다는 것이다. 부모로서 자식이 다치는 것을 보는 것이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러나 몸 보전이 지상최대의 과제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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