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활 단상

내가 좋아하는 감각

-<글쓰기명상>(김성수, 김영사) 중 ‘내가 좋아하는 감각’에 대해 쓰다

by 유영희

오늘 글감으로 걸린 것은 감각이다. 어떤 감각이 좋다고 느껴본 기억이 별로 없다. 감각에 대한 관심이 사치로 느껴졌을까? 아니면 감각을 좋아하는 것을 열등함의 증거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주 최근 우리집 11살짜리 고양이 니모의 감촉을 아주 좋아하고 있다. 찹쌀떡처럼 말랑말랑하고 쫄깃쫄깃한 느낌이 만지는 재미가 있다. 게다가 안으면 오래 안겨있기까지 한다.


감각에는 후각, 미각, 청각, 시각들이 있지만, 시각은 평소 자극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별 느낌이 없다. 미각이나 후각은 주로 음식에서 경험하는데, 살은 쪘어도 음식에는 큰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역시 별 감흥이 없다. 그런데 촉각은 뭔가 특별하다.


촉각 다음으로 생각나는 감각은 청각이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 감정이 고양되고 내가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다. 나쁜 소리를 들으면 내가 저급한 사람이 된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소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 보다.


촉각과 청각이 모두 도드라지는 감각이지만, 촉각이 더 유혹적이다. 청각은 실체와 연결되어 있지 않지만, 촉각은 실체와 직접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불교에서는 감각을 통해 느낌이 발생하고, 그 느낌에 집착하는 마음이 일어나서 번뇌가 시작된다고 한다. 니모가 죽으면 보드랍고 말랑말랑한 촉감이 오래도록 생각날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촉각이 집착을 발생시키는 가장 강력한 감각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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