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금석 논어생각 17-삶의 과정

제2 위정 04

by 유영희

제2 위정 04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에 자립했고, 마흔에 모든 사리 판단에 의혹하지 않았다. 쉰에는 천명을 알았고, 예순에는 모든 일을 들으면 마음에 통하여 거슬림이 없었으며, 일흔에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좇아도 법도를 넘지 아니했다.”


▷주주 : 옛날에는 열다섯에 대학에 들어갔기 때문에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고 한 것이다. 여기서 학문은 바로 대학의 도이다.
사물의 당연함에 의심할 것이 없으면 밝게 알게 되어 지키는 일을 일 삼아 하지 않아도 된다.(자연스럽게 법도에 맞게 된다.) 천명은 천도가 사물에서 구현된 것이라 사물의 당연한 이치이다. 이것을 알면 아는 것이 극히 정밀해져서 의혹되지 않는 것은 말할 나위 없다.

*정자는 “공자는 나면서 아는 분이었지만 배움으로 말미암아 이르렀다고 말씀하신 것은 후인에게 힘써 나아가게 하기 위함이다. 들으면 마음에 거슬림이 없었다(이순耳順)는 것은 듣는 바가 모두 통하는 것이요(거부감 없이 다 이해한다는 뜻),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라는 것은 힘쓰지 않아도 맞는다는 것이다.”

*호 씨는 “성인의 가르침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그 요지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본심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 본심을 얻고자 하는 사람은 오직 성인이 보여주신 학문에 뜻을 두어 차례를 따라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한 가지 흠도 없는 데에 이르고 모든 이치가 다 밝아지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본심이 맑아져서 뜻하고 바라는 대로 행해도 지극한 이치가 아님이 없을 것이다.”

내 생각에 성인은 나면서부터 알고 편안히 행하시어, 차근차근 쌓아서 점차적으로 나아가신 것은 아니지만, 그 마음으로 스스로 이미 여기에 이르렀다고 말씀하지는 않으셨다. 단지 일상생활에서 혼자만 그 나아감을 깨닫고 다른 사람은 (나의 공부 상황에 대해) 미처 모르는 것이 있어서 노력하도록 근사하게 이름을 붙인 것이다.


▷금석 : “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과 인간의 도리를 얻는 데 뜻을 두었고, 서른 살이 되어서는 학문과 도덕에 상당한 성취가 있어서 초연하게 자립할 수 있게 되었다. 마흔에 이르러서는 사리 판단을 명확하게 할 수 있어서 심중에 의혹이 없게 되었고, 쉰이 되어서는 우주의 모든 원리에 통달하여 출세 여부에 초연할 수 있었고, 예순이 되어서는 화순함이 안에 쌓여 아무리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듣는다 해도 귀에 거슬리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일흔이 되어서는 마음에 하고 싶은 것을 다 하여도 그 생각과 언행이 법도를 넘어서지 않고 저절로 인간의 도리에 맞게 되더라.”라고 공자는 자신의 덕 수양의 진보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유설 : 주주에서는 공자를 지나치게 특별한 사람으로 전제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공자는 태어나면서 아는 사람이니 이런 인생의 과정을 굳이 거칠 필요가 없는데 제자들이 따라 하게 하려고 굳이 이렇게 단계를 설명했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금석은 노력의 결과로 이해하고 있다. 금석 쪽이 설득력 있다.

주주에서 말하는 공자에 대한 평가는 사실 하나마나한 말이다. 설사 공자가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것을 강조하는 것은 배우는 데 방해만 될 뿐,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인간적인 성장 과정이었다고 하면 더 공감이 되고 롤모델로 삼고 싶을 수도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안다는 것은, 태어나자마자 모든 것을 다 알았다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갈 길이 무엇인지 외부의 자극 없이 편안하게 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아주 어려서부터 춤을 좋아하고 춤을 자기 삶으로 깨닫는 사람이 있다. 그런 것이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것이다. 그러나 갈 길을 안다고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은 아니다. 아무 의심 없이 저절로 춤을 자기 삶이라고 생각하게 된 사람이라고 해도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 추는 것은 아니다. 계속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 공자 역시 어디에 가든지 반드시 물어보았다. 그런 것들이 공자가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증거다.


공자를 태어나면서 완벽하게 아는 사람이라고 신격화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주주금석 논어생각 16-덕치인가 법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