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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희 May 03. 2023

주주금석 논어생각 39-자나 깨나 인

논어 제4 리인 05

39 제4 리인 05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유함과 지위 높음은 모든 사람이 바라는 것이나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면 누리지 않으며, 가난함과 지위 낮음은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것이나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 아닐지라도 버리지 않는다. 군자가 인을 떠나면 어찌 군자라는 이름을 이루겠는가? 군자는 밥 먹는 동안에도 인을 떠나서는 안 된다. 급하여 구차한 때라도 반드시 인에 기대야 하고, 넘어지고 엎어지는 때라도 반드시 인에 의지해야 한다.”     


  ▷ 주주 

마땅히 얻으면 안 되는 것인데 얻은 것이라면, 누리지 않아야 한다. 부귀는 누리지 않고 빈천은 버리지 않으니, 군자가 부귀를 살피고 빈천을 편안하게 여기는 것이 이와 같다. 군자가 군자 될 수 있는 것은 인 때문이다. 만일 부귀를 탐내고 빈천을 싫어하면 그것은 스스로 인을 떠난 것이니 군자의 실체가 없어지는 것이다. 무엇으로 군자라는 이름을 붙이겠는가?      


밥 한 그릇 먹는 시간 동안, 급하고 구차한 순간, 기울어 뒤집혀 떨어지는 때에도 인에서 떠나지 않으니, 부귀와 빈천을 취하고 버리는 순간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취하고 버리는 것이 분명해야 인을 보존하는 공이 치밀해지고, 인을 보존하는 공이 치밀해지면 취하고 버리는 구분이 더욱 밝아질 것이다.  

   

  ▷ 금석 

집안이 부하고 지위가 귀하게 되는 것은 모든 사람이 바라는 것이지만, 도의에 맞지 않고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면 군자는 그 부와 귀를 누리지 않는다. 집안이 빈곤하고 지위가 낮은 것은 일반인이 모두 싫어하는 것이지만, 도의에 합당한 방법으로 그 빈천을 버릴 수 없다면 군자는 버리지 않는다. 군자가 인덕을 저버리면 어떻게 군자라고 불리겠는가?     


군자는 잠깐이라도 인의 도를 떠나서는 안 된다. 아무리 급할 때라도 반드시 인덕에 의지해야 하고 넘어질 때도 반드시 인덕에 기대어야 한다고 하여, 군자가 인덕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 유설 

주주와 금석의 해석이 크게 나뉘는 대목이다. 도가 아닌 방법으로 부귀를 얻었다면 누리지 말아야 한다는 문장은 서로 이견이 없는데, 부당하게 빈천한 상태가 되었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군자다운가 하는 부분에서 해석이 다르다. 주주는 부당하게 빈천해졌어도 빈천한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했고, 금석은 빈천에서 벗어나려고 할 수는 있지만 도가 아닌 방법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내가 혈기 있던 시절에는 주주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금석 입장에 섰지만, 지금 돌아보니 주주 쪽이 더 군자답다는 생각이 든다. 빈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은 빈천을 싫어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주주는 군자로서 추구할 것은 빈천 극복이 아니라 인덕 완성이라고 본 것이다. 이에 비해 금석은 정당한 방법이라면 빈천 극복 노력을 인정하고 있다. 오래도록 빈천에 머물러도 마음이 변하지 않는 상태가 군자의 상태라면 아무래도 주주 쪽이 말은 더 잘 된다. 다만, 너무 비현실적인 이야기이긴 하다.


두 번째 문장에서는 한시라도 인덕을 떠나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좀 과장해서 표현했다. 밥 한 그릇 먹는 짧은 시간이나 넘어지는 위급한 순간에도 사람의 도리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것이니 그런 위급한 순간에는 본심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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