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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희 May 04. 2023

주주금석 논어생각 40-질책도 부드럽게

제4 리인 06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인을 좋아하는 사람도 못 봤고, 인하지 않음을 미워하는 사람도 보지 못했다. 인을 좋아하는 사람이야말로 더 바랄 나위 없지만, 인하지 않음을 미워하는 사람은 인하지 않은 것이 자기 몸에 미치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인을 실천하는 것이다. 하루라도 그 힘을 인에 힘쓴 사람이 있었던가? 나는 힘이 부족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힘이 부족한 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아마도 내가 아직 보지 못한 것이겠지.”     


  ▷ 주주 

대개 인을 좋아하는 사람은 참으로 인이 좋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천하의 일 중에 이보다 나은 것이 없다. 인하지 않음을 미워하는 사람은 참으로 인하지 않은 일만은 끊어 없애서 자기 몸에 미치지 못하게 한다. 이 두 가지 다 덕을 만드는 일이기에 이런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 것이다. 


인을 하는 것은 자신에게 달린 것이므로 하려고만 하면 할 수 있는 것이어서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러니 힘이 부족해서 못 했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혹시 힘이 부족해서 못 하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런 사람을 나는 못 봤다고 부연한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인에 힘쓰지 않음을 탄식한 것이다.      


  ▷ 금석 

공자는 “나는 진정으로 인을 좋아하는 사람과 또 인하지 않음을 미워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진정으로 인을 좋아하는 사람은 적극적으로 인을 실천할 수 있으니 가장 좋고, 인하지 않음을 미워하는 사람은 자기가 인하지 않은 일이나 언행을 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천하에 하루라도 그의 마음을 다하여 인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는가? 나는 인을 실천하는 데 힘이 부족한 사람을 아직 보지 못했다. 그런 사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아마 내가 보지 못한 것이로다.”라고 하여 인을 실천하는 데 노력하고 자포자기하지 말 것을 격려하고 있다.
 

  ▶ 유설 

주주와 금석의 문장 해석 자체는 큰 차이가 없는데 의미는 많이 다르다. 주주는 탄식으로 보았고, 금석은 격려로 보았기 때문이다. ‘인을 좋아하거나 인하지 않음을 미워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인을 실천하기에 힘이 부족한 사람이 있을 수는 있다. 다만 내가 그런 사람을 보지는 못했다.’ 여기서 인을 좋아하거나 인하지 않음을 미워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는 것은 탄식이다.      


(인을 좋아하거나 인하지 않음을 미워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인을 실천하는 데 힘이 부족한 사람은 없다고 단정을 지었다면 질책에 가깝다. 그런데 힘이 부족한 사람이 있을 수는 있다고 유보한 것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 탄식이라고 하기에는 좀 관대하고, 힘이 부족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이미 말했으니 격려라고 하기도 어렵다.      


‘힘이 부족한 사람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이라고 덧붙인 것은, 그런 사람이 없다고 단정 짓기에는 살짝 부담을 느꼈기 때문 아닐까? 실제로 공자 화법에서 절대 없다 식의 단정은 없다. 아무래도 격려보다는 사람들이 힘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인에 힘쓰지 않는다고 질책하되 약간 부드럽게 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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