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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희 May 07. 2023

주주금석 논어생각 43-부끄러워할 필요 없는 것

논어 제4 리인 09

제4 리인 09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가 도에 뜻을 두고서 허술한 옷과 거친 음식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이라면 그와 더불어 도를 논할 필요가 없다.”


  ▷ 주주

마음으로는 도를 구한다고 하면서, 먹는 것과 입는 것이 남만 못하다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면 그것은 지식과 취향이 매우 비루한 것이다. 어찌 더불어 도를 논하겠는가? *정자가 말했다. “도에 뜻을 두고 마음이 겉치레에 매인다면 어찌 그와 도를 논하겠는가?”     


  ▷ 금석

공자는 “배우는 사람이 인생의 진리만을 탐구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자기의 옷이 조잡하고 음식이 좋지 못한 것에 수치심을 가진다면 이는 물질에 치중하는 사람이므로 그 사람과 도를 이야기할 가치가 없다.”라고 하여, 인생의 진리를 구하려고 노력해야지 물질적인 측면에 주력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 유설

주주와 금석에 약간 차이가 있다. 주주에서는 도를 구하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허술한 옷과 음식을 부끄러워하는 마음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을 비판하고 있고, 금석에서는 진리 탐구에 관심은 없고 물질 추구하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주주 쪽이 설득력 있다. 사람의 감정이 뜻을 못 따라가는 세태를 비판했다고 보는 것이 정곡을 찌른다.
 
 가난을 부끄러워하는 것과 물질을 추구하는 것은 다르다. 물질을 대놓고 추구하지는 못하더라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물질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기 때문에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물질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그런 사람은 그 길로 가면 된다. 그러나 도를 추구한다고 하면서 허술한 옷과 음식을 부끄러워한다는 것은 이중적인 마음이므로 도를 추구하는 마음이 천박하다는 뜻이다.        

낯선 사람을 알게 되면 어느 동네 사느냐고 묻는 사람이 가끔가다 있다. 동네를 말하면 더 구체적으로 묻는다. 그렇게 꼬치꼬치 묻는 사람들은 대부분 브랜드 아파트 큰 평수에 사는 사람들이다. 예전에는 집 근처 브랜드 아파트 이름을 대며 그 근처 산다고 퉁쳤는데 요즘에는 작은 연립에 산다고 말해버린다. 그러면 대부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잠시 말을 이어가지 못한다. 그러나 그중에는 나의 똘끼를 칭찬하는 사람도 있다. 요즘 이렇게 산다. 그렇다고 공자와 를 나눌 수준이 된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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