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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희 May 23. 2023

창작과 편집에 대하여

주주금석 논어생각 58

제7 술이 01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옛것을 진술할 뿐 짓지 않으니, 옛것을 믿고 좋아하는 것을 가만히 노팽에 견주노라.”     


  ▷ 주주 
 진술한다는 것은 옛것을 전할 뿐이라는 뜻이다. 짓는다는 것은 창작한다는 뜻이다. 노팽은 상나라의 어진 대부인데, 『대대례』에 나온다. 공자는 『시경』과 『서경』을 편집하시고, 『주역』의 전을 쓰시고, 『춘추』를 편찬하셨는데, 다 선왕의 옛것을 전술하셨을 뿐 창작한 것은 없다고 말한 것은 마음을 낮추셨으면서도 스스로 겸손한 것을 알지 못한 것이다. 그 일이 비록 옛것을 전술한 것이지만 창작보다 공은 두 배가 되니, 이것을 몰라서는 안 된다.     


  ▷ 금석 

공자는 “나의 평생 동안의 저서와 말은 단지 옛사람의 도를 따라서 후세에 전술하고 가르쳤을 뿐이지, 결코 새로이 창작하여 지은 것은 아니다. 나는 항상 학문을 연구할 때 옛사람들이 남긴 저술을 깊이 신뢰하고 고대의 문화를 사랑했다. 나는 이를 은근히 상나라의 어진 대부 노팽에 견주어본다.”라고 하여, 학문을 연구하고 저술하는 태도를 말하였는데, 공자의 겸허한 성품을 알 수 있다.     


 ▶ 유설 

주주와 금석의 뜻은 같은데, 주주는 자세하지만 공자의 겸손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금석은 있는 그대로 풀어서 이해하기 쉽다.
『시경』은 주나라의 민간 노래 등을 공자가 모아 지금의 형태로 편집했다고 하고, 『서경』 역시 이전에 기록이 있던 것을 공자가 정리했으며, 『주역』의 주석에 해당하는 10익은 공자가 썼다고 한다. 『춘추』 역시 사관의 기록을 바탕으로 하여 공자가 편집한 책이라고 한다. 이러니 주주는 공자가 순수하게 창작한 것이 아니라 편찬했다는 표현을 쓴 것이다.      


주주와 금석에서는 모두 공자의 말을 겸손의 말로 설명한다. 그러나 주주에서 말하는 것처럼 편찬이 창작에 비해 수고가 두 배라고 하기는 어렵다.  다만, 편찬이라고 해서 창작보다 아주 많이 쉽다고 할 수는 없으니, 약간의 겸손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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