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소소한 이야기: 카카오스토리>
지난 '카카오는 플랫폼인가?' - <다음과 카카오편>을 쓴 이후 오랜만의 포스팅입니다.
다음 글로 <멜론과 카카오>에 대해 써보려 했지만 생각보다 글 쓰기가 쉽지 않았네요.
그래서 오늘은 그냥 가볍게 카카오의 SNS 서비스인 '카카오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트위터와 스마트폰 보급의 절묘한 조합으로 대 SNS 시대를 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사라진 SNS 서비스도 있고 아직까지 대단한 위상을 펼치고 있는 SNS 서비스가 있습니다. 산업의 여러 변화 과정 중 SNS는 현상태의 서비스로는 이미 성숙기 단계에 도달해 있다고 봅니다. 현재 체제를 변화하지 않는 이상, 퇴보기 또는 소멸기로 접근해 갈 것 같습니다. 그 방증이 아마도 트위터의 퇴보일 것 같습니다.
한편, 페이스북은 생각보다 오랜 성숙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많은 뉴스 및 광고, 무수한 좋아요 포스팅 등으로 더럽혀(?) 진 페이스북은 희한하게 새로운 소식 창구로 변모하였습니다. (제 페이스북만 그런 것일까요...^^;) 거기에 인스타그램은 여전히 SNS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상태입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SNS 서비스는 카카오스토리일 것 같습니다. 한때, 육아스토리로 오명(?)을 쌓았던 카카오스토리. 그래서 그런지 10~20대들은 카카오스토리보다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을 거라 생각됩니다.
헌데, 어느 순간 카카오에서 다음과 같은 광고를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uOVaEvqN24
당신의 '소소한 이야기'를 카카오스토리에 풀어라는 광고인 것 같습니다. 카카오에서 SNS 서비스를 포기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SNS에 아직 미련이 남은 것 같습니다. 근데 궁금한 것은 바로 다음입니다.
어떤 소소한 스토리를 쓰라는 거지?
광고에서 또는 카카오에서 '소소한 이야기'를 쓰라고 하면 사용자가 알아서 '소소한' 이야기들만을 쓰게 되는 것인가?
육아스토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카카오의 의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서비스가 애초에 특정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고 또한 특정 연령대의 서비스를 지향하다 보면 틀에 갇히고 고착화되는 현상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특정 연령대를 집중한 서비스로 환골탈태하면 모를까 다양한 연령대가 사용하길 바라는 서비스인데 의도와는 다르게 고착화된다면 서비스를 운영함에 있어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근데 제가 궁금한 것은 카카오스토리에 '소소한 이야기'를 사용자가 쓰게 하기 위해 어떤 고민들을 했을까입니다.
여러분도 익히 아시다시피, 인터넷에서 카톡과 관련된 유머가 매우 많습니다. 재미난 사연들 또는 황당한 이야기들, 빵 터지는 대화들까지. 카톡 캡처로 많은 글들이 올라옵니다. 그중에는 소위 '주작'이라고 불리는 조작된 글들도 있지만, 이렇게 사용자들이 열심히 캡처하고 올리는 글들이 소소한 웃음 또는 다양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여러분은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아실 겁니다.
'소소한 이야기'를 광고하는 카카오는
'소소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갔는가?
SNS 서비스는 성숙기에 있습니다. 지속적인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당연하게 서비스에 대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이 요구하는 서비스가 어떤 것인지 면밀히 분석해야 할 것입니다. 카카오가 카카오스토리에 '소소한 이야기'를 하기 원한다면, 소소한 이야기들이 어디로부터 시작되어 어떻게 전해 지는가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빵 터지는 대화들, 잊지 못할 순간(찰나)의 이미지들, 그리고 되돌려 보고 싶은 영상들. 이런 것들을 사용자가 단순히 업로드 하기만을 바라지 말고 그걸 자유롭게 유통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주어야 보다 '소소한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