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승리 Dec 30. 2020

2020년, 일기 쓰셨나요?


2020년도 이제 하루 남았습니다. 시간이 참 빠르죠? 올해는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한 해가 더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습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반복되는 하루가 많았고 반복되는 하루는 기억에서 압축되어 1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흐른 것처럼 느껴집니다.



2020년에 쓴 일기를 오늘 날짜로 세어보니 총 38편 썼네요. 저는 일기를 매일 쓰는 부지런함을 가진 사람은 아닙니다. 뜨문뜨문 일기를 쓰는데요. 그래도 꽤 길게 유지된 이유는 2012년에 떠났던 여행에서부터입니다. 2012년 여행을 가면서 꽤 부지런히 일기를 썼었고 그 뒤로 해마다 일기를 드문드문 쓰면서 지금 와서는 꽤 많은 양의 일기가 쌓였습니다. 각 연도별로 썼던 일기 개수를 적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012년 - 39편

2013년 - 159편

2014년 - 41편

2015년 - 20편

2016년 - 5편

2017년 - 35편

2018년 - 21편

2019년 - 129편

2020년 - 38편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기량이 각 연도별로는 들쭉날쭉합니다. 어떤 때는 갑자기 일기에 대한 열정이 생겨서 많은 날을 적기도 하고 어떤 때는 바쁜 시간 속에 일기를 잊어가다가 다시 열정이 불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래도 8년여간 일기를 띄엄띄엄 쓰다 보니 어느덧 487편의 글이 쌓였네요.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돌아보면서 이런 숫자놀이를 하는 것이 재밌습니다. 책을 읽었다면 올해 몇 권의 책을 읽었는지 세어보고 글을 썼다면 몇 편의 글을 썼는지, 수입과 지출이 있었다면 얼마나 벌었고 얼마나 썼는지 보기도 합니다. 나만의 여러 가지 통계를 만들어보는 것이죠. 귀찮기도 하고 오래 걸리는 작업인데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다시 일기로 돌아오면, 일기는 막상 쓸 때는 '이런 게 일기가 맞나?' 싶습니다. 일기라는 것이 딱히 정해진 틀이 없다 보니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봅니다. 그런데 대충 썼던 일기 한 문장이라도 나중에 읽어보면 놀랍게도 그때 그 순간이 되살아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기억이 잘 안 날 것 같은 일이 다시 생각나는 거죠. 물론, 행복한 일도 있고 슬픈 일도 있고 많은 걱정의 나날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시간들을 모두 지나와 오늘이 되었더라고요. 이런 경험이 저에겐 특별한 경험인지라 부지런하진 않아도 이렇게 종종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일기라고 해서 매일 쓰는 강박에 시달리기보다는 저처럼 그냥 가볍게 특별한 날이나 매우 슬픈 날. 그리고 걱정이 쌓였던 날들. 여러 날을 생각날 때마다 기록하다 보면 나중에 재미난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이제 2020년을 보내주어야겠네요.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많은 일들이 있으셨죠? 내년에도 많은 일들이 있겠죠. 그 많은 날들이 모두 모여 자신을 만들어 주는 뜻깊은 날들이길 바랍니다.


작가의 이전글 하루의 감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