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한 지 어느덧 1주년
해를 넘어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돌아올 때면,
자연스레 처음 맞이 했던 그 순간을 돌이켜 본다.
아내와 벌써 1주년이 됐다.
1년 전 오늘.
약간은 얼떨떨하고 긴장된 모습으로 결혼식을 마쳤다.
진짜 내가 결혼을 한 건가 밍숭맹숭한 마음인데
옆에 곤히 함께 누워있는 아내를 보면 결혼이 실감 난다.
좁은 원룸,
옵션으로 딸려있던 작은 냉장고와 혼자 눕기에도 넓지 않던 싱글 침대.
때론 서로 투닥거리며,
때론 오붓하게 보낸 시간.
작은 인버터 두 대에
프라이팬과 냄비를 올려 복작복작 요리를 해주던 아내.
고맙고 미안하다.
태생이 짠돌인지라,
돈을 어찌 써야 잘 쓰는지도 모르는 남편 탓에
아내에게 예뻐질 수 있는 시간보다
누군가의 아내로서 빠르게 적응하기만 바랐던 것은 아닌가 돌이켜본다.
아내는 참 작은 일에도 기뻐하고
나와 함께하는 특별할 것 없는 시간들을 행복해하며 감사해한다.
그런 아내에게 고맙고 감사하다.
당신 덕에 이렇게 행복한데.
당신에겐 나 보다 더 행복한 시간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