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조그마한 등
작년에 태어난 조카가 어느덧 돌을 앞두고 있다.
걸음마를 막 뗀 조카는 무엇이 그리 궁금한지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며 종일 바쁘다.
'에!', '에!' 하며 이것저것 가리키고
사부작사부작 바쁘게 몸을 놀리는 녀석을 뒤에서 지켜본다.
아기자기한 조카의 등을 보고 있노라면 내 자식이 아닌데도 슬쩍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 조그만 생명이 하루하루 변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를 출산하고 가족으로서 서로 성장한다는 건 어려운 일인 한편 감격스러운 일인 것 같다.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며,
문득 부쩍 연세가 많아지신 부모님이 떠오른다.
내 조그만 등을 수없이 보고 계셨을 부모님 등이
이젠 조금씩 굽어가신다.
내 어린 날, 그 숱한 어려움을 헤쳐오며 키워주셨던 부모님 생각에 겸손하고 감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