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손 길

by 우승리

아기는 하루 종일 먹고 자고 싼다. 친구가 "아기 잘 있어?"라길래 "먹고 자고 싸"라고 했더니 "그것만 잘해도 다행인 거야"란다. 정말이다. 아이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싼다는 건 축복이다.


하루 이틀 지나면서 아기에게 일정한 패턴이 생겼다. 대체로 아기는 2~3시간 만에 깨어나 먹으면 다시 잔다. 문제는 잔다고 바로 눕힌 순간이다. 제대로 트림을 안 시키고 바로 눕히면 먹은 걸 다 토해낸다. 겨우 먹인 모유를 다 뱉어낸 것도 아깝고 아기가 열심히 먹었는데 토해서 배도 안 차니 다시 잠을 잘 일도 없고 이렇게 먹었던 걸 토해내고 잠도 못 자면 그때부터 패턴이 흐트러진다.


그나마 낮에 패턴이 흐트러지는 건 괜찮다. 부모님 댁에서 산후조리를 하니 낮엔 안아줄 사람이 많다. 결국 먹이고 나서 바로 눕히면 토하니 안고 있어야 하는데 하루 종일 아기를 안고 있는다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아내도 지치고 나도 지친 상태에서 낮에 안아 주시는 부모님의 손 길은 마치 구세주가 내미는 손 길 같다.



특히, 가장 반가운 순간은 밤 시간이 지난 다음 날 아침이다. 부모님들께 저녁잠도 못 주무시게 할 수 없으니 밤에는 아내와 내가 온전히 아기를 먹이고 안고 재우고 하는데 이걸 잠도 못 자고 몇 번 반복하면 안 지칠 수가 없다.


그때 아침 일찍 일어나신 엄마와 아빠가 말씀하신다.


"내가 좀 안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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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핑 돌 것 같다. 부모님이 '도를 아십니까'여도 흔쾌히 따라갈 것만 같은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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