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와 분유수유

by 우승리

'모유수유'와 '분유수유'.

희대의 난재가 아닐까?


육아 초기 때부터 지금까지도 끊이지 않는 고민거리다. 먼 훗날 생각해보면 '그때 그건 고민도 아니었어. 하하.'라고 할 날이 오려나?


하지만, 우리는 먼 훗날을 바라 볼 짬이 아니다. 당면한 과제부터 해결해야 했다. 아내는 강력히 모유수유를 하길 원했다. 그러다 보니 아내가 피곤해서 자고 있으면 억지로 깨워서 모유를 먹였다. 새벽에도 낮에도 밤에도 모유수유는 끊이지 않는 느낌이다.


어쩔 때는 종종 우리 엄마가 '애가 배고픈 거 아니니? 분유 좀 줄까?' 하면 오히려 옆에서 보던 내가 스트레스 섞인 말투로 이야기한다. "아내가 모유를 먹이고 싶어 하니 물어보고요."


당사자의 강력한 주장이 있으니 쉽사리 옆에서 이렇게 저렇게 터치할 수 없다.


'맘 편히 분유 먹여도 될 텐데'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으로서는 이러다가 산모도 지치고 충분히 못 먹는 애도 지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엔 분유도 잘 나오고 충분히 잘 먹는 게 오히려 나은 것 아닌가. 시간이 흐르면 모유수유나 분유 수유가 중요한 게 아니고 아이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삶을 살아갈지 알려주는 게 더 큰 도움이 되지 않나. 이런 나의 생각과 달리 엄마는 모유수유를 포기하기 어려운가 보다.


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도 모유수유와 분유 수유로 고민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이가 커가면서 어디가 문제가 생기면 그때마다 '애를 모유를 먹였어야 했는데'라며 모든 문제를 분유 수유를 했기 때문에 애가 이렇게 몸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심적인 아쉬움은 이해지만 모유수유가 잘 안 돼서 산모가 스트레스받으면 그게 더 큰 문제가 아닐까.


그럼에도 아기 모유 잘 먹이겠다고 꼬박꼬박 미역국을 먹고 좋아하던 커피도 안 마시는 아내를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천상 본인 위주의 취향과 스타일로 살던 사람이 아기가 생기고 나서 이렇게 열심인 걸 보면 신기하다.


지구엄마.jpe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배꼽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