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쟁탈전

by 우승리

시댁(아내 기준)에서 산후조리를 하며 지구 쟁탈전이 시작됐다. 아내는 지구를 안는 욕심이 별로 없었다. 누가 주변에서 안아준다고 하면 오히려 고마워했다. 하루하루 몸무게가 늘어가고 있는 지구를 안고 있자니 손목이 나갈 것 같은 느낌이다.


아기를 안고 싶은 건 역시나 우리 육아 초보 트리오다. 우리 엄마, 아빠 그리고 내가 지구를 안으려고 쟁탈전을 벌였다. 나도 아침나절이면 삼새 아기를 안고 있다가 지쳐서 엄마 또는 아빠에게 지구를 맡기는데 낮에는 또 지구가 안고 싶어서 잠깐이라도 더 안으려고 한다. 신생아 시기가 정말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니 언제 또 이런 때의 아기를 안아보겠는가.


한 번은 엄마가 욕심껏 지구를 데려가서 안으시길래 힐난하는 말투로 "아니 그렇게 안아 놓고서 또 안고 싶어요?"라고 했다. 엄마는 머쓱해하시면서도 지구를 데려가 안으셨다.


그렇게 좋으실까?


심지어는 지구 목욕 때도 엄마는 열심이셨다. 집에서 산후조리하는 동안 나는 지구를 딱 한 번 목욕시켜봤다. 옆에서 엄마가 지켜보더니 안 되겠다며 그다음 날엔 도로 엄마가 데려가 아기를 씻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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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지구는 쉴틈 없이 순회공연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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