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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회의를 고민해야 하는가

진짜 회의

 미래는 불확실하고 위기는 점점 더 더 고조되며 경영환경은 매년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위기 상황입니다. 특히 주 52시간 근무(근로시간 단축 합의안)가 현실화되면서 많은 조직이 업무 효율화를 중요한 화두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직이 어떤 성과를 만들어 낼 때 출발점은 어디일까요? 바로, 회의입니다. 회의는 집단이 형성되고 만들어진 가장 오래된 도구입니다. 조직이 일하려면 회의가 필요합니다. 회의는 일의 시작점이고 과정이자 종착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수없이 많은 회의를 합니다. 


 만약 회의가 사라진다면 기업은 어떻게 될까요? 기업은 집단의 지성을, 그리고 소통을 잃을 것입니다. 회의는 하나의 목적지로 나아가기 위해 논의하는 건설적 커뮤니케이션 과정이자 집단의 지성이 발휘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리더십과 팔로워십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 두 가지가 한 곳으로 귀결되어 가치를 발휘하는 것은 결국 팀워크입니다. 그렇기에 회의는 중요합니다. 오랜 기간 동안 회의가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형식으로 기업에 남아 있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우리 기업의 회의 문화는 그 기간만큼 성숙도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경영의 핵심은 효율과 효과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회의는 과연 효율적으로 진행되고 있을까요? 많은 회의가 일을 원활하게 시작하고, 진행하며 끝내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회의에 대한 구성원의 인식을 조사해보면 많은 구성원이 회의를 일이 잘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일을 방해하는 도구로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회의에 대한 부정적 인식 수치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7년 2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회의문화 만족도 평균이 100점 만점에 45점이라고 합니다. 만족도가 45점이라면 심각한 것 아닐까요? 사실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수치입니다.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회의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품어야 할 때입니다.


 저는 최근 몇 년간 다양한 형태의 회의를 지켜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회의문화를 진단하고 모니터링하며 컨설팅하는 과정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은 ‘회의가 회의답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어쩌면 ‘회의답지 않다’는 말은 옳지 않은 말입니다. 처음부터 그것은 회의가 아닌데 우리는 그것을 회의라고 말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많은 조직의 회의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일방적입니다. 한쪽에서 말하고 참석자들은 계속 듣고 있고, 말하는 사람의 순서가 끝나면 의견 없이 또 다음 사람이 말하며 중간에 툭 치고 들어와서 본인 궁금한 것을 확인하거나, 지시하는 형태입니다. 이것이 무한 반복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내 순서가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사람들이 되어 버리는 것이 부지기수입니다. 이건 회의가 아닙니다. 그래서 필자는 지난 3년 동안 진짜회의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회의는 무엇이며,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진짜회의를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 등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진짜회의란 ‘회의결행’입니다.


회(會): 혼자 하지 않고 올바르게 모이는 일
의(議): 모이지만 않고 의견을 나누는 일
결(結): 의견만 나누지 않고 결론을 내리는 일
행(行) : 결론만 내지 않고 실행으로 옮기는 책임을 지는 일


즉, 회의는 단순하게 모이는 행위나 의견을 나누는 행위가 아니라 결정과 행동이 연계되는 일이라고 조작적 정의를 하고 있습니다. 


 2015년 출간된《가짜회의 당장 버려라》에서는 컨설팅 프로젝트의 결과물과 함께 회의결행(會議行)이 도출되는 과정을 기록하였습니다. 이번 글부터는 회의결행이 올바르게 작동하기 위해서 조직 차원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고, 개인 측면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대해서 다룰 예정입니다. 


이처럼 ‘진짜회의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통해 우리는 때로는 깊어졌고, 때로는 넓어졌으며, 때로는 다른 곳에서 헤맬 때도 있습니다. 이 책은 그 과정에 대한 기록입니다. 이 책은 ‘회의’에 대해서 고민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다양한 조직의 실제이자 필자의 고민의 결과이며, 또 다른 고민의 과정입니다. 이 책이 회의를 고민하는 기업의 교육담당자와 경영진 및 CEO에게 조직에 적합한 진짜회의를 계획하고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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