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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회의란 무엇인가?

진짜 회의 만들기_02

요즘 기업의 가장 커다란 도전 과제는 단연코 혁신(innovation)이다. 기업은 지금과 다른 고객 가치를 만들고, 어제와 다른 기업 문화를 탄생시켜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혁신하는 기업만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현할 수 있다. 이러한 혁신을 발휘하기 위해 기업이 사용하는 최고의 방식은 무엇일까? 바로 회의이다. 



진짜 회의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회의는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조하는 아이디어 탄생의 산실이고, 신속 정확한 업무를 가능하게 하는 의사결정의 집합체이며 공통의 목표를 조직원 모두가 공유하는 의사소통의 현장이다. 회의 없이 기업은 운영되지 않으며 회의를 통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낸다. 회의는 기업의 핵심적인 혁신 역량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러한 회의의 중요성만큼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못하다. 회의 문화 컨설팅을 시작한 초반에 필자는 많은 것이 낯설었다. 알아듣지 못하는 전문 용어, 발표 중심으로 이어지는 정체 모를 회의에 사로잡혔기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참 많은 질문을 하게 되었다. 도대체 왜 이런 회의를 할까?, 사람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할까? 그래서 결론이 뭐라는 거지? 회의장을 떠날 때 그들의 생각은 무엇일까? 저 사람 지금 듣고는 있는 걸까? 같은 얘기를 다르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왜 진짜 회의는 없고 가짜 회의만 난무할까? 등등.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었다. 

혼란했던 질문은 결국 ‘회의란 무엇인가?’, ‘진짜 회의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진짜 회의를 만들 수 있을까?’와 같은 근본적 물음을 통해 답을 찾는 일임을 알았다. 그래서 회의 컨설팅에 참여한 우리는 먼저 회의란 무엇인가, 진짜 회의는 무엇인가를 정의하고 진짜 회의를 만들기 위한 단계를 탐구하며 차근차근 진행해 나갔다.



Alienus non Diutius



Alienus non Diutius(알리에누스 논 디지우스). 이는 PIXAR의 사내 대학 건물에 새겨져 있는 라틴어 문구이다. 이 말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는 뜻이다. 참으로 멋진 표현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문장을 회의 문화 컨설팅이나 강의에서 자주 인용하고 있으며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는 하나의 지침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세상에서 가장 창의적인 기업 가운데 하나인 픽사는 우리에게 개인의 창의성이 모이면 그 효과가 더욱 커진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처럼 기업은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기보다는 집단을 이루고 조직을 만들어 함께 일한다. 조직(organization)이라 단어는 'organ'이라는 용어에서 파생되었다. Organ은 다세포 생물에서 몇 개의 조직이 복합하여 일정한 형태를 이루면서 특정한 작용을 하는 부분을 말한다. 생물학적 용어에서 파생된 조직 또한 유기체처럼 구성원 사이의 활발한 상호 작용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유기체인 조직이 선택한 생존의 방식이다. 

조직이 구성원 사이의 상호 작용을 중요하게 여기는 또 하나의 이유는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이다. 이를 위해 조직은 구성원들이 모여 목적 달성의 방법을 의논한다. 이것이 바로 회의이다. 회의는 조직의 목적을 이루려는 구성원들의 기본적인 상호 작용이다. 

조직은 회의를 통해 좋은 의견을 나누고 합의점을 도출하고 향후의 방향과 함께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결정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조직 내 회의는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대안의 제시, 상호 작용에 따른 의사결정의 순간이기보다는 일방적인 지시나 업무 진척 상황과 일정의 보고, 문책, 지도자의 끊임없는 장광설이 이어지는 터무니없는 모습을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마주치는 회의의 현실이 이러하니 회의장에 앉아 있으면 답답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뭔가 답답한 마음이 든다면 그것은 가짜 회의다. 그렇다면 도대체 진짜 회의라는 것은 무엇인가? 진짜 회의는 아주 단순하다. 혼자 하지 않고 모이는 것이며, 모이지만 않고 의견을 나누는 일이고, 의견만 나누지 않고 결론을 내리고, 결론만 내지 않고 실행으로 옳기는 것이 진짜 회의이다. 



혼자 하지 말고 모이자.
모이지만 말고 의견을 나누자.
의견만 나누지 말고 결론을 내자.
결론만 내지 말고 실행으로 옮기자.
 


진짜 회의를 하는 조직의 회의를 참관해보면 회의 시간도 짧고, 분위기도 좋다. 더 중요한 것은 회의가 끝난 후의 실행으로 옮겨지는 비율이 높았으며, 실행 결과가 바로 성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다. 이러한 진짜 회의가 가진 특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3, 3, 3의 법칙이 통하고 있었다. 진짜 회의는 회의 전 3개, 회의 중 3개, 회의 후 3개의 요소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회의는 최소 3일 전에 공지되며, 참석자들의 사전 준비가 철저하다.

둘째, 회의 공지 시 명확한 회의 목적과 목표가 공지된다.

셋째, 회의에 꼭 필요한 참석자만을 선별하여 소집한다.


넷째, 회의 시작 및 종료 시각을 지켜 진행한다.

다섯째, 회의 진행 시 의견 발언에 부담이 전혀 없다.

여섯째, 회의 진행은 논점에 맞게 진행된다.


일곱째, 사전에 목적한 대로 회의 후 결론이 도출된다.

여덟째, 회의 후 회의록을 기록하여 배포한다.

아홉째, 회의에서 도출된 결정사항이 추적 관리된다.


필자는 프로젝트 초기에 진짜 회의가 가진 특징 9가지를 중심으로 진단지를 구성하여 구성원 설문조사와 관찰기법을 통해 조직의 회의 프로세스를 점검했다. 이는 회의 문화 혁신의 사전-사후의 잣대가 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 보기를 권한다. 


직접 측정하기 위한 진단지 양식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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