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렇게 이야기 한 적 없어요.

소문을 만들고 전달하는 사람.

by For reira

직장에서 생활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다. 그 다양성은 좋을 때도 있지만 앞서 말한 여러 사례와 같이 나쁠 때도 많다. 내가 생각하는 당연한 '예절'이나 '기본'이 누구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여러 사람들과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생각지도 않은 여러 가지 문제에 휘말릴 때가 있다. 그런 사람들 자신의 잘못은 당연하게 여기고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지만, 타인의 잘못이나 작은 흠은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든 꼬투리를 잡아 상대를 난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회사 내에서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최대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용하게 있으면 편안하게 회사생활을 한다는 말을 하고, 실제로 대부분 한 회사에서 오래 지내는 사람들은 조용하게 지내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조용한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하는 몇 가지 행동이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귀는 열고 입을 닫기'이다.


회사는 나의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소문이 돈다. 그리고 모두 알다시피 소문은 한 사람을 건널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어 있다.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보고 하는 말은 그다음 사람에게 절대 있는 그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말은 또 돌고 돌아서 결국 원래 그 소문의 주인공에게 까지 닿게 된다.


소문을 몰고 다니는 사람들은 언제나 귀를 쫑긋 세우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탕비실이나 휴게실, 화장실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자주 마주치는 장소마다 나타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상대의 반응이나 생각들을 떠본다. 그들은 도대체 어디서 들었는지 신기할 정도로 회사 내의 모든 가십을 다 알고 있으며, 묻지도 않았는데 상대에게 조금씩 조금씩 그런 이야기들을 전달한다. 물론 상대에게 이야기를 전달할 때는 자신이 생각을 가미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재미있게 들으며 자신도 모르게 맞장구를 치게 되면, 어느 순간 들리는 소문에 자신의 이름과 자신이 했던 이야기가 이상하게 부풀려져 있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가십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돌아다니면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는다. 조금이라도 심상치 않은 기색을 보게 되면 근처에 가서 이야기를 듣고, 당사자에게 가서 슬쩍 물어보기도 한다. 또한 여러 가지 상황을 눈여겨보고, 검색해보면서 자신의 가십들을 탄탄하게 모아둔다. 그들은 가십을 자신의 정보력처럼 여기기 때문에 그 어떤 상황도 놓치지 않고 가십화 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그 가십화 하는 과정 속에서 대부분의 사실이 왜곡된다는 점이다.


그들은 어떠한 사실을 보고 전달할 때 자신의 생각을 붙여 넣는다. 그리고 상대가 그 말에 어떤 대답을 하거나 반응을 보이면 그 반응 역시 자신이 다음에 전달해야 하는 정보로 생각을 한다. 그 후에 다른 사람에 똑같은 상황을 전달할 때는 자신의 정보와 상대의 반응을 섞어서 전달하는데 당연하게도 그 안에는 그 사람의 생각이 섞여 있게 된다. 즉 가공된 사실이 다시 한번 다른 정보와 섞인 후 재가공되어 전달되는 것이다.


이런 가공은 나쁜 뜻이 담겨있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 가십 쟁이들은 그저 가십을 좋아해서 모든 것을 가십화 할 뿐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돌고 돌아 당사자의 귀에 들어갔을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가십 쟁이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일 뿐 그 중간에 가공된 대답을 한 사람들이 마치 험담을 늘어놓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그런 적 없다고 말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나는 사실 아무 뜻도 없었고 내가 한 말도 아닌데 , 내가 변명하는 순간 그 말은 내가 한 것과도 같아지기 때문이다.


가십 쟁이들 중에는 이러한 상황을 묘하게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 상황에서나 자신은 전달자인 것처럼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별생각 없이 맞장구치면서 이야기를 듣던 사람만 나쁜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억울하더라도 어쩔 수가 없는데, 말 그대로 ' 모든 것이 거짓말' 까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 내에서는 최대한 귀를 열고 입을 닫아야 한다. 여러 정보들 중에 필요 없는 정보는 지워버리면 되고, 필요한 정보는 알고 있는 편이 좋기 때문에 누군가 무엇이든 이야기를 하면 그냥 묵묵하게 듣고 있으면 된다.


가십 쟁이들은 이야기를 하면서 끊임없이 상대의 반응을 유도하는데, 그런 상황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거나 상대의 생각에 맞장구를 쳐주면 안 된다. 그냥 '그렇구나'와 같이 듣고 넘겨야 한다. 내가 미지근하고 묵묵하게 반응한다면 가십 쟁이들은 나의 생각을 캐내려는 행동을 멈춘다. 그들에게 새롭게 업데이트할 '정보'가 없기 때문에 나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게 되고, 자연스레 다음 전달되는 이야기에서 나는 빠지게 된다. 따라서 애초에 내가 변명해야 할 상황을 만들지 않을 수 있다.


가십은 누구에게나 재미있다. 그러나 듣는 것으로 끝내지 않으면, 그렇게 말한 게 아니라고 변명해야 하는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뜻하지 않게 소문의 중심에 서있게 되거나, 남의 뒤에서 험담이나 늘어놓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면 입을 무겁게 해야 한다. 아니, 애초에 가십에 관심을 두지 말자. 내가 듣고 싶어 하지 않아도 결국 들릴 이야기들은 들리게 된다. 입이 간지러운 사람들이 와서 떠들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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