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좋은데 너와 생활하는 것은 힘들어.

결혼 생활 성장통의 극복

by For reira

결혼 생활 중에 첫 싸움을 하게 되면 큰 상실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첫 싸움은 그래도 잘 넘어가게 된다. 아직 쌓인 것도 많지 않고 서로 가진 환상을 깨고 싶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대화를 하고 한쪽이 조금 더 양보하면서 일단락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게 되면 더 이상 서로 양보하고 싶어 하거나 대화하고 싶어 하지 않게 된다. 흔히 말하는 '기싸움'도 이렇게 발단이 되게 된다.


결혼은 매우 기쁜 일이지만 말 그대로 '생활'이 바뀌게 되는 큰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상당히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만 '기쁜 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못 느끼고 넘어간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동안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나 끝나고 나서 일단락되었다고 안심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스트레스 때문이다. 그렇게 결혼을 했으니 스트레스도 풀고 편안하게 쉬고 싶지만 그다음에는 결혼 생활이 문제가 된다. 큰 스트레스 끝에 지쳐있는 몸과 마음이 쉬지 못하고 또다시 무엇인가를 노력해야 하는 상황으로 변한다. 즉 서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바뀐 생활에 뛰어들게 되는 것이다.


결혼 생활을 시작할 때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바로 '상대의 생활에 대한 이해'이다. 연애할 때도 서로 맞추는 과정이 제일 힘들고 그 과정에서 다툼이 제일 많이 생긴다. 그러나 연애할 때는 상대의 '일상생활'을 보지는 않는다. 언제 일하고 언제 퇴근하고 친구를 자주 만나거나 집에서 자주 쉬거나 하는 약간의 일상 패턴만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상대의 패턴을 '생활'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생활을 하게 되면 정말 작은 습관 하나하나까지 다 보이게 된다. 들어와서 바로 샤워를 하는지, 설거지는 언제 하고 어떤 식으로 빨래를 개는지, 청소 주기는 어떠하며 옷은 어떻게 벗어두는지 등등 그동안 내가 볼 수 없었던 작은 일들을 보게 되고 그중에 나랑 다른 것들이 묘하게 눈에 보이게 된다. 그리고 어떻게든 이러한 생활을 맞추려고 서로에게 끊임없는 지적과 시정을 요구하게 된다.


사실 서로에게 '이렇게 해달라'라고 요청하는 것은 서로의 생활을 이해한 상태에서 대화의 제일 마지막에 와야 하는 내용이지만 대부분은 대뜸 요청부터 시작하게 된다. 결국 그 요청을 받아들이는 상대는 정말 작은 부분의 자신의 '생활'을 바꿔야 하는데 문제는 이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은 작은 요청이고 상대가 예민하게 반응하면 알겠다고 대답을 하고 '고쳐야겠다'라고 생각을 한다. 말하는 상대도 듣는 나도 그 문제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관습처럼 굳어진 무엇인가를 바꾸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기존 습관을 다른 습관으로 바꾸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결국 무의식 중에 나는 원래대로 행동하게 되고 상대는 그 모습을 보고 화를 내게 된다. 화를 내는 상대를 보면 노력하는 나를 몰라주는 것이 서운하게 느껴지는데 이렇게 싸움이 악순환하게 된다.


결혼 생활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생활이 다르다는 것은 인지 하는 것이다. 나에게 별것 아닌 상황이 상대에게는 클 수 있고 반대로 상대에게 별것 아닌 상황이 나에게는 클 수 있다. 마음에 걸리는 작은 일이 생기면 괜찮을 것 같다고 넘어가는 대신에 대화를 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나도 상대도 인지 하지 못할 뿐 절대 작은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대화를 통해 상대의 생활에 대해서 이해를 했다면 서로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털썩 앉아서 쉬는 것을 좋아하는데 상대는 양말을 벗고 겉옷을 옷걸이에 걸고 편한 홈웨어로 앉아 쉬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해 보자. 사실 소파에 앉아서 쉬던 옷을 갈아입고 쉬던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밖에서 힘들게 일을 마치고 들어와서 집에서 잠시 숨을 돌리는 '기존 생활'을 상대에게 맞춰 억지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것을 매일매일 해야 한다면 그다지 쉽게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그 상황을 받아들였을 때 얼마나 스트레스받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서로 어디까지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조금씩 서로를 위해 양보를 해주어야 한다. 만약 너무 깨끗한 것을 좋아해서 무조건 옷을 다 갈아입고 샤워까지 하고 쉬어야 하는 사람에게는 상대가 겉옷도 벗지 않은 채 앉아 있는 것이 큰 스트레스 일수 있다. 반면에 상대는 조금 귀찮아도 옷을 갈아입고 앉아 있는 것은 괜찮다고 한다면 그렇게 조금씩 협의를 할 수 있다.


그렇게 협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다음날부터 당장 그 문제가 고쳐지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서로 습관처럼 해오던 일상생활을 바꾸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처음 하루 이틀은 잊지 않고 협의한 대로 행동할 수 있으나 시간이 조금 지나면 한두 번씩 잊고 기존대로 행동할 때가 생긴다. 그럴 때 상대에게 협의 사항을 안 지킨다고 화내거나 짜증 내는 대신 좋게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해주어야 한다. 이미 대화와 이해를 통해 만들어진 내용이므로 상대가 쉽게 다시 잊지 않고 노력할 수 있게 도와주면 된다.


혹시 타협을 통해 이루어낸 방법을 따라 행동하다가 상대가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방법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위의 예에서 지나고 보니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는 것이 스트레스가 된다고 한다면, 다시 한번 대화를 통해서 조율할 수 있다. 힘이 들어도 서로 조금씩 조율하다 보면 어느 순간 조금씩 이해하고 양보하면서 서로가 함께 하는 생활 습관을 만들 수가 있다.


생활을 맞춘다는 것은 서로에 대한 양보가 기본이 된다.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을 배려해주면 느리고 힘들더라도 서로의 생활을 맞춰갈 수 있게 된다. 서로 완벽한 타인이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무조건 누구 한 사람이 참거나 일방적으로 요구를 하는 것은 서로에게 스트레스만 안겨 줄 뿐 좋은 방법이 못된다. 즉 결혼 초반에 기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은 좋지 못하다. 그 말은 상대를 무조건 나에게 맞추겠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더 많이 양보하고 더 많이 배려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바꿔서 보면 더 많이 배려받고 더 많이 양보받는다는 것과 같다. 어느 한 사람의 일방적인 노력이나 희생으로는 절대 편안한 결혼 생활을 누릴 수 없다. 내가 스트레스받고 있는 만큼 상대도 스트레스받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서로가 서로를 편안하게 해 주려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내가 그려왔던 멋진 결혼 생활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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