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에 출근하거나 하지 않는 사람들

퇴사를 버티는 힘, 숨은 웃음 찾기 18

by 미스트랄

아침에 지하철문이 탁 하고 열렸는데, 텅 비어 있어서 엄청 놀랐다.

이렇게나 많은 근로자들이 매일 출근을 하고 있었구나.

그러나 그 와중에도 내 자신을 비롯해서 계속 출근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

같이 승차한 사람들이 어디로 가서 뭘 할지는 모르겠으나,

지하철을 운행해주는 기장님도 출근을 하셨다.

그래도 안내방송을 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개인적인 짜증이 느껴지진 않는다. T인가?


전철역 앞 편의점 직원들도 다 그대로 나왔다. 아침 먹거리를 살 수 있어서 기쁘다.

아침에 수많은 손님들이 이 편의점을 들락날락할 텐데, 직원들은 과연 손님들을 다 기억할까?

점장님과 직원이 어쩐지 나를 기억하는 눈치라...

기분 탓일 수 있지만, 내가 미국에서 홀 서빙을 볼 때 나도 모르게 손님을 다 외웠던 기억이 있는지라,

우리 예상 외로 서비스 직종 종사자들이 손님을 잘 기억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진짜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서로가 서로에게 기억되는 데에 한계치란 게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기억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상황과 사람을 무한정 기억할 수 있어. 문제는 자주 왜곡된다는 것일 뿐.


평상시처럼 자전거로 달려서 회사에 도착해보니 사무실 문이 닫혀 있다.

열어 보니 불도 꺼져 있고. 내가 가장 먼저 출근한 직원 되시겠다.

새벽에 오피스 청소해 주시는 여사님도 오늘 쉬시는 날이다.

구내 식당도 오늘은 문을 닫아서 점심은 나가서 먹는다.

회사가 돌아가게 하는데 얼마나 소중한 손이 쓰이는가 새삼 다같이 체험해 보는 날이다.

큰 회사에 몇몇만 나와서 서로 썰렁하게 얼굴 보면서 하루 근무 시간을 버티는 날이다.


근로자의 날에 출근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안이 있을 지어다.

그리고 출근한 자들에게는 어서 하루가 빨리 흘러가길. :)


황금연휴에는 브런치도 쉴랍니다.

이번에도 만필했어요.

5월 7일 근무일에 다시 돌아올게요.

행복한 연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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