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화혈색소

당뇨 뽀개는 김에 다이어트도

by Bookish

2. D+0 - 당화혈색소


날이 바뀌고 아내와 다시 다시 병원을 찾았다. 혼자 간다고 해도 굳이 같이 가본다고 한다. 본인이 직접 봐야 한다나? 병원에 도착해 접수를 마치고 진료실로 들어갔다. 의사와 마주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검사결과 나왔고요. 당화혈색소 수치가 꽤 높은데요? 딱 경계선이에요. 다시 말해 당뇨시작이라는 뜻이에요."


당화혈색소? 혈당이라는 말은 몇 번 들어봤는데, 처음 들어보는 말인데.


의사는 오른손으로 마우스 버튼을 몇 번 딸깍 거렸다. 그러자, 옆에 있던 프린터가 소리를 내며 종이를 뱉어냈다. 의사는 두장의 혈액검사용지를 모아서 스템플러로 찍어서 보여줬다.


"여기 보시면....... "


마치 내게 겁을 주려는 듯이 하필이면 빨간색 펜으로 종이 위에 동그라미를 치며 설명을 시작했다. 어렸을 때 시험을 본 후 결과를 확인할 때처럼 빨간색으로.


tempImageLwqo5W.heic 혈액검사 결과


"여기 보면 당화혈색소라고 HbA1c라는 항목에 보면 NGSP 값이 6.5%부터가 당뇨 판정 기준인데 딱 6.5%가 나왔고, IFCC도 48부터인데 환자분은 정확히 48이에요. 이미 당뇨 시작이라고 보면 돼요."라고 의사가 말했다.


* 당화혈색소(HbA1c) : 적혈구 속 혈색소(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붙어있는 비율. 일시적인 값이 아니고 지난 2~3개월 간의 평균 혈당을 반영
* NGSP : 당화혈색소 값을 미국에서 HbA1c 검사 결과를 통일하기 위해 만든 국제적 표준, 대부분 이 수치로 표현된다.
* IFCC: 국제임상화학연맹이 만든 더 정밀한 측정법. HbA1c를 다른 단위/방식으로 표기한 것


결국 어떻게 보더라도 당뇨 커트라인을 통과한 것이다. 이런 건 기쁘지 않다.


"그래도 아직은 심한 것이 아니라서 약을 쓰기보다는 생활습관을 조절해서 개선해 보는 것이 좋겠어요. 충분히 정상 상태로의 회복이 가능한 단계예요."


이제부터 매일 손가락에서 피를 봐야 하는 인생인가? 당뇨 검사할 때 피 빼서 측정하던데 나도 그래야 하나?


"요즘에는 세상이 좋아져서 스마트폰으로 혈당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계가 있어요."라고 의사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내 생각을 읽었나?


"여기 연속혈당측정기 하나 갖다 주세요."라고 의사는 밖에 있는 간호사에게 소리쳤다. 잠시 후 간호사가 파란 상자를 가지고 들어왔다.


"이게 연속혈당측정기라고 하는 것인데, 이 측정기를 몸에 부착하고 있으면 5분 단위로 혈당을 측정해서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어떤 음식이 혈당을 올리고, 어떤 경우에 혈당이 떨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죠. 세상 좋아졌죠? 그리고 요즘에는 다이어트하는 사람들도 많이 써요."


연속혈당측정기 (CGM, Continuous Glucos Monitoring): 피부에 작은 센서를 부착해 혈당을 5~15분 간격으로 측정. 혈당의 실시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연속혈당측정기


얼마 전에 유튜브 쇼츠에서 비슷한 것을 본 기억이 났다. 외국사람 영상이었는데 팔 뒤쪽에 붙이고 보여주던 것이었는데 그게 이건가 보다. 나도 이제 팔에 이거 달고 살아야 하나보다.


"보통 팔 뒤쪽에 붙이는데, 배 쪽에 붙여도 괜찮아요. 그게 좀 덜 불편할 거예요. 측정기 끝에는 아주 가는 바늘이 있어서 그것으로 혈당을 실시간 측정해요."


의사의 권유로 나는 연속혈당측정기를 갈비뼈 바로 아래에 부착했다. 부착할 때는 약간 통증이 있을 것 같았지만,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바늘이 있기는 한 건가?


"이제 여기 설명대로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해서 연동해 보세요."


연속혈당기 앱을 설치하고 화면에 나온 가이드대로 따르니 몸에 부착할 혈당측정기와 스마트폰이 연동되었다. 아, 블루투스로 하는 거구나.


"이 측정기 사용기간은 14일이라 2주 후에 다시 한번 내원해 주세요. 그때 교체할 거예요."

"2주요? 계속 사용하는 게 아니고요?"

"네. 2주 후에 오세요."


진료실을 나와 수납을 기다리는 동안 아내의 따뜻한 조언이 시작되었다.


"자알 한다. 자알 해. 아주 별 걸 다 해보네." 철썩. 따뜻한 손길도 같이 느꼈다. 하하하.


- 다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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