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나이는 숫자가 아니라 기준이 됐다.
이 나이엔 이 정도는 해야 하고,
저 나이엔 저만큼은 와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
아무도 정확히 정해준 적 없는데,
우리는 묘하게 같은 표를 공유하며 살아간다.
그 표에서 벗어나면 늦은 것 같고,
한 칸이라도 뒤처지면 실패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나이는 조용히 압박이 된다.
특별히 불행하지 않아도 불안해지는 순간이 있다.
잘 살고 있는 것 같다가도,
비슷한 또래가 결혼했다는 소식,
집을 샀다는 이야기,
커리어가 자리 잡았다는 말 한마디에
마음이 묘하게 흔들린다.
문제는 그들이 아니라,
그들과 나를 같은 시간표에 올려놓는 습관이다.
우리는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는데,
왜 같은 속도로 가야 한다고 믿게 된 걸까.
타이밍은 각자에게 다르게 온다
인생에는 공통 정답 같은 타이밍이 없다.
누군가는 일찍 안정되고,
누군가는 오래 헤맨 뒤에 자기 자리를 찾는다.
어떤 사람은 스무 살에 방향을 잡고,
어떤 사람은 서른이 넘어서야 비로소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알게 된다.
중요한 건 맞는 선택이다.
그리고 맞는 선택은 준비가 되었을 때 온다.
그 준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늦었다고 느껴질 때
사람들은 말한다.
지금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냐고.
하지만 대부분의 ‘늦음’은 실제 시간보다
비교에서 만들어진 감정이다.
늦은 나이란 없다.
다만 남의 인생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뒤처져 보일 뿐이다.
어떤 시작은 너무 빨랐기 때문에 실패하고,
어떤 시작은 늦었기 때문에 오래 간다.
시간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타이밍만이 방향을 정할 뿐이다.
우리는 자주 말한다.
이건 이미 지나간 타이밍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기회는 한 번만 오지 않는다.
형태를 바꿔 다시 온다.
다만 예전과 같은 모습이 아닐 뿐이다.
그래서 놓쳤다고 착각한다.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나와 다르다.
그만큼 선택도 달라져야 한다.
과거의 기준으로 현재를 재단하면
모든 게 늦어 보인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기회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선택이 줄어드는 일이다.
예전엔 남의 시선을 먼저 봤다면,
이제는 내 감각을 먼저 본다.
예전엔 무엇이 멋있어 보였는지를 따졌다면,
이제는 무엇이 나를 덜 소모시키는지를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