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 업 과 정

불혹의 사춘기 13

by 딱따구루이

안녕하세요. 딱따구루이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총 4권의 책을 교보 POD(Print/Publish On Demand, 주문형 인쇄/출판)로 출간했습니다.


이번화에서는 4권의 책들을 제작했던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처음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책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아야 하고, 책에 대한 아이디어가 번뜩! 떠올라야 합니다.

예를 들어, '무지갯빛 하루'의 경우 딸아이가 소풍 간 날 어린이집 키즈노트앱에 제가 싸준 도시락을 먹으며 정말 해맑게 웃고 있는 사진이 올라왔는데, 그 사진을 보고 아이의 행복했던 순간을 책으로 남기고 싶다는 욕망이 들었고 책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집에 와서도 엄청 행복해했답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핸드폰 노트에 간단하게 저장을 해놓는데요, 보통 대략적인 스타일과 스토리도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같이 떠오르기 때문에 아이디어와 같이 적어 둡니다. 틈틈이 새로 추가된 생각들을 보충해서 적고 스토리 보드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이 들면 작은 종이를 반으로 접어 그림책에 들어갈 그림들을 간단하게 그립니다. 이때 그림에 맞는 글도 함께 적습니다. (저에게 결심은 실행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하)

'물들이다' 스토리 보드


스토리 보드 작성이 끝나면 이를 바탕으로 실제 책에 들어갈 원화를 그리는데요, 스토리 보드에 그려져 있는 그림과 거의 유사하게 원화를 그리지만 그리면서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고 수정하기도 합니다.

'물들이다'의 실제 모델인 저희 둘째 아이입니다. 정말 귀엽죵? 하하


원화를 그릴 때에는 실제 인물이나 풍경을 참고해서 그리기도 하고, 가지고 있는 사진 자료가 없다면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AI에게 물어봐서 참고할만한 자료를 수집하여 그리기도 합니다. 저는 주로 제가 직접 찍은 사진을 참고해서 작업을 합니다.(사진 저작권 때문에). 요즘 작업하고 있는 '오, 조지아'에 들어가는 그림들은 올여름에 조지아 여행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을 보고 그린 그림들입니다.


원화 작업이 마무리되면 그림을 스캐너로 스캔합니다. 스캔은 스캔전문업체에서 고품질로 할 수도 있고, 집에 있는 스캐너로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집에 10년 정도 된 금색 복합기(캐논 MG7790)가 있는데요, 스캔 성능이 그림책 만들기에 나쁘지 않아 집에서 스캔을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그림책으로 수익이 많이 나면 더 좋은 스캐너를 구입해 볼 예정입니다. 빨리 그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하하.


4권의 그림책을 만들 때 빠지지 않고 사용했던 그림재료가 목탄인데요, 목탄의 특성상 가루 날림이 심하기 때문에 스캔을 한 후 그림을 깔끔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포토샵이 필수입니다. 포토샵을 사용해 본 경험이 없어 전문적으로 다루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포토샵의 많은 기능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그림 속 잡티를 제거해 주는 용도 정도로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배경이 없는 하얀색 부분은 포토샵으로 배경 제거를 해줘야 책이 깨끗하게 나오기 때문에 그림의 배경을 제거할 때도 포토샵을 사용합니다.


포토샵으로 원화를 깔끔하게 만드는 작업이 끝나면 인디자인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책의 형태를 만들고 PDF 파일로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책표지를 크기나 형태에 맞게 만들고, 순서에 맞게 포토샵으로 작업한 그림을 넣어 내지를 만들고, 판권 정보 페이지를 만들고, 그림에 들어가는 텍스트를 넣고 배열합니다. 작업이 끝나면 PDF파일로 내보내기 해서 인쇄용 내지 파일을 만듭니다.

인디자인으로 만든 '온' 표지
인디자인으로 만든 '온' 내지


완성된 PDF 파일을 종이에 실제 책 크기로 인쇄해서 더미북으로 만들어 봅니다. 더미북을 만들어 보는 이유는 실제 책으로 만들어졌을 때 어떤 느낌인지 볼 수 있고, 컴퓨터 화면으로 봤을 때는 발견하지 못한 수정이 필요한 부분들이 인쇄 후 보이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이런 이유보다는 더미북으로 만들면 완성된 책을 제일 먼저 만나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초판 인쇄본을 마주한 느낌이랄까요. 하하하.


최종 퇴고를 하고, POD 사이트에 PDF파일을 업로드합니다. 판매 승인까지는 시일이 좀 걸리기 때문에 승인이 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북카드를 만듭니다. 판매 승인이 나면 바로 책을 구매하고, 받아본 책이 이상이 없는 것 같다고 판단되면 본격적으로 SNS에 홍보를 합니다. 이번에 출간한 '온' 같은 경우에도 12월 11일에 출간됐지만 미리 홍보하지 않고 책을 받아 본 후 브런치에 글을 올린 것도 책에 불량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출간하면 보통 작가는 원화 작업까지만 하면 되고 그 뒤의 작업인 스캔하기, 포토샵 하기, 인디자인 하기, 교정 및 교열, 책형태로 제작하기, 홍보하기 등등의 작업들은 출판사 직원들과 출판사와 계약된 디자이너가 일을 합니다. POD가 출판사에 비해 인세를 더 많이 지급하는 이유는 이런 작업들을 전문 인력들이 하지 않는 대신에 작가가 모두 하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제 추측입니다.


여러 출판사에 투고를 해서 출판사에서 책을 출간하지 왜 POD로 출간하느냐는 말씀들을 종종 하시는데, POD로 책을 출간하는 나름의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저의 글과 그림이 그다지 상업적이지 않다는 판단에서 나온 이유들입니다. 출판사 대표에 빙의해서 저와 계약을 한다고 생각해 보면 자비출판이나 반기획 출판 정도로 계약을 진행할게 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퇴사 한 백수이기 때문에 자비출판할 돈은 없습니다! 하하)

출판사에서 책을 제작할 때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출판사에서는 당연히 최소한 제작 비용을 건질 수 있는 원고와 작가를 찾게 됩니다. 출간하는 책이 잘 팔려야 이윤을 낼 수 있는데, 저처럼 미미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고 수상 경력이 없는 일반인 나부랭이의 경우 책이 안 팔리겠죠? 출판사에서 출간해도 POD로 출간해도 어차피 책이 안 팔릴 거기 때문에 돈이 안 드는 POD로 출간하는 겁니다! POD의 경우 인세가 20%이기 때문에 출판사와 10% 인세를 받기로 계약했다면 POD로 출간했을 때 2배의 경제적 효과도 있습니다. POD로 1권 팔면 출판사에서 2권을 판 것과 같은 금액을 받는 것이죠. 정부 지원금을 받아 출판을 한 경우들을 몇 번 본 바로는 출판사의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간접 경험도 투고를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공모전에 입상한 뒤 출판사와 계약하는 경우에 제가 기대하는 판매 부수와 홍보 효과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공모전에 작품을 내고 있지만 입상소식이 없습니다. 흑흑.

그러니 그냥 제가 출간해요. 하하하하하.

손그림으로 작업하고 포토샵이나 인디자인의 기능을 크게 사용하지 않으며, 그림책이라 텍스트량이 많지 않아 교정과 교열을 받지 않아도 글의 느낌이 크게 좌지우지되지 않는다는 점이 POD로 책을 출간가능하게 하는 요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업 과정은 작가마다 다 다르고 이번화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으니 독자님들의 의견과 상반되는 내용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잖아요.

저는 이제 산타클로스의 선물이 들어갈 커다란 양말을 만들러 가야겠습니다. 하하.

가족들과 행복한 성탄절 보내세요!

Merry christmas!



그림과 관련된 짧은 영상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인스타그램을 방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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