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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연 Sep 01. 2023

치바에 살면서 뭐가 제일 좋아요?

일상이 여행이 되는 순간


                                                               

“치바에 살면서 뭐가 제일 좋아요?”


일본살이를 하게 되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많이 듣게 되는 질문에 단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할 수 있다. 이곳 치바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단연코 좋았던 것 중 제일은 바다라고!


한국에서 가져온 물건 가운데 가장 많이 그리고 유용하게 활용되는 잇템은 자전거이다.


일본은 자전거 타기에 환경이 참 좋다. 땅도 평평하고,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구분되어 있어서 사람과 부딪힐 염려도 없으며 차 때문에 위험할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일본에 온 뒤로는 근거리는 거의 자전거로 다니고 있다. 차 막힐 염려도 차 시간을 기다릴 필요도 없어 너무 편리하다. 거기다 운동도 된다는 사실^^





 일상이 여행이 되는 순간


“ 우리가 사는 가까운 곳에 바다가 있대.”

“ 오! 대박! “

 “아직 안 가봐서 모르겠는데 걸어가기는 좀 멀으니 자전거 오면 함께 가보자!”


일본으로 온 지 2주쯤 걸려 한국에서 보낸 짐이 도착했고, 그중 가장 반가웠던 것이 자전거였다. 바로 그 주 주말에 신랑과 자전거를 타고 바다에 갔다. 1월의 매서운 추위에 코끝이 시리고 다리는 얼음장 같았지만 15분 정도 달려 만난 바다는 매서운 추위 따위는 한 방에 날려버릴 정도로 아름다웠고 평온했다.

치바에 오기 전에는 알지 못했다. 도쿄에서 멀지 않은 치바는 도쿄만을 끼고 있어 바다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답고 매력적인 곳이라는 것을.....

그렇게 우리는 처음으로 바다를 만나 설레였고 겨울을 지나 봄, 여름의 바다도 여전히 우리를 설레이게 한다.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산다는 건 몇 배의 노력과 힘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살고 있는 치바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언제든 보고 싶으면 볼 수 있는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바다는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행복함을 안겨준다.그래서 어쩌면 치바에 살기 시작하면서 매번 같은 감동을 느껴도 질리지 않는 것일지도.

 

한국에선 내일을 위해 오늘을 바쁘게 살았고 늘 종종거렸다. 그렇기에 좋은 곳에서 풍요롭게 살아도 마음의 여유가 없어 짜증과 불만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소박한 이곳에서 나는, 우리는 오늘을 위해 살고 있다.

해외 생활하면서 외롭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바다의 출렁이는 파도가, 하늘을 수놓은 구름이, 코끝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이 마음속 걱정과 외로움은 가져가고 여유로움과 포근함을 안겨준다.  

나는 그렇게 일상을 여행처럼 살고 있다. 매일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늘 분주하고 해야 할 것이 우리를 기다리는 것 같은 삶이지만 그 삶의 한자리에 옆에 있는 누군가를 위한 여유를 남겨보면 어떨까? 좀 더 아름다운 음악과 더 좋은 글이 되기 위해서 적당한 곳에 쉼표를 붙이듯이 우리의 삶이 여유롭고 아름답기 위해서는 반드시 쉼표가 필요하다. 오늘도 나는 이곳 치바에서 또 하나의 쉼표를 찍어 보려 한다. 그 쉼표가 나를 살아가게 한다.



행복은 내면의 빛이다. 손에 닿을 수 없는 높은 하늘이 아니라 마음의 하늘에서 빛나고 있다. 행복은 이미 우리 마음 안에 있다.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 이곳에 있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고 살아갈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지금 살고 있는 오늘에 집중해야 한다.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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