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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연 Jan 24. 2024

인도에서 살게 되다

불편함 속에서 성장한다


9개월간의 아쉬운 일본 치바생활이 끝났다. 사실 일본파견을 2년 생각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회사에서 인도제안을 받아 고민 끝에 결정했고 함께 인도로 오게 되었다. 역시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이라고 인도는 정말 꿈에도 오게 될 줄 몰랐다. 하지만 일본에서 적응을 잘했기 때문에 인도에서도 분명 잘 적응할 거라 생각했고 아이들에게 보다 넓은 세상을 경험시켜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오기로 결정 내릴 수 있었던 것 인지도 모르겠다. 모든 처음이 어려운 법이니까.



인도로 가게 되었다는 말에 주변사람들의 반응은 물음표였다. 사실 인도는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인도에 온 지 2달 정도 되어간다.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지만 처음엔 무척 불편했고 힘들었다. 적응력 좋은 아이들은 며칠 만에 쉽게 적응했지만 늘 그렇듯 어른이 문제다. 현재 살고 있는 인도 뭄바이에 포와이지역은 생각보다 깨끗했고 집도 쾌적해서 살만하지만 문제는 인도의 음식이 잘 맞지 않아서 모든 것을 직접 집에서 해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침, 저녁뿐만 아니라 급식도 없어서 아이들 점심 도시락까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다. 게다가 한국 식재료도 구하기 쉽지 않고 인도물가는 또 왜 이렇게 비싼 건지 놀랄 일 투성이다.


모든 것이 좋을 순 없듯이 일본에서는 좁은 집이 문제였다면 인도에서는 먹을 것이 문제다. 그러나 늘 그렇듯 불편함 속에서 우린 성장한다. 그리고 감사함을 배운다. 아이들은 일본학교에서 인도 일본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 것이고 9개월 동안 일본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만 국제학교가 아닌 일본학교는 한국인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 특별하다. 아이들이 주말보다 평일이 좋다고 할 정도로 학교 가는 것을 즐거워하고 있는데 학교를 즐겁게 다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도에 온 것이 어느 정도 성공이다.



인도에서 아이들에게 언어를 배우게 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편견 없이 그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이 행복하길 바라는 보통의 사람들이고 함께 잘 어울릴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었다. 세상이 넓다는 것을 매일 눈으로 보고 몸으로 부딪히면서 얻게 되는 값진 경험들이 훗날 아이들에게 정답은 하나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일본에서는 일상을 여행하듯 살며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는데  인도는 우리에게 또 어떤 것을 안겨줄까.

매일 우당탕탕 대환장 파티 속에서 쉴틈이 없어 화도 나고 짜증도 나지만 긍정적 마인드로 리셋하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다. 열심히 살아낸 하루하루 점들이 모여 선으로 빛날 그날을 오늘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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