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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워커 Jan 09. 2023

공공기관 신규직원의 고민

취업을 성공한 순간 주변 모두에게서 축하를 받는다. 특히, 부모님들은 이제 걱정을 놓을 수 있겠다고 말씀하신다. 돈은 적어도 안전한 게 좋다고 하시지만 조금 더 뒷바라지를 해줘야겠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친구들이나 선후배에게도 술을 살 일이 많다. 기분 좋게 사줄 수 있다. 대학 때의 궁핍한 삶은 이제 안녕이라는 생각이 든다.


임용까지 조금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때 마지막으로 마음껏 놀거나 여행을 떠난다. 가끔 여행 중에 임용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는 사람도 있다. 임용이 되면 별다른 교육은 없다. 1주일 내외의 신규직원 교육을 받고 나면 업무에 투입된다. 나이가 어린 동기들은 임용되기까지의 기간 중 다른 곳에 취업이 되는 경우도 많다. 메이저 공기업이나 대기업에 합격하면 높은 비율로 떠나는 듯하다.


공공기관에는 고시를 준비하다가 입사하는 사람의 비중이 꽤 높다. 법대의 경우 로스쿨이나 사법시험, 경상대의 경우 회계사나 세무사가 많고 이외에도 행시, 노무사, 법무사 등 전문직을 준비하다 실패한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대기업에 비해 패기가 부족한 느낌이다. 합격에 대한 아쉬움을 잊지 못하는 직원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준비했던 공부와 비슷한 보직을 배정받는 편이다. 


주변에서 소개팅이나 선자리를 많이 받게 되는데, 웬만하면 연애를 하는 것 같다. 빠른 결혼을 하는 사람도 많다. 결혼시장에서 안정적인 직업에 대한 선호도는 상당히 높다. 결혼정보업체를 통해서 결혼하는 경우도 꽤 봤다.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처럼 서로 비슷한 직업군과의 결혼이 많은 것 같다. 가정에 대한 설계로 봤을 때 아주 안정적으로 보인다.


돈은 생각보다 더 적게 준다. 낮은 연차에선 최저시급보다 못한 경우가 생긴다. 취업을 했다고 생활수준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 않는다. 씀씀이도 과하게 할 수 없을뿐더러, 결혼자금이나 기타 원하는 것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많이 아껴야 한다. 히지만 호봉은 계속 오르고 미래 소득에 대해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경제 계획을 세우기는 용이하다. 


업무는 무언가 성과를 만들어내기보다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규정, 청렴, 감사 등 업무의 과오가 있는지, 책임질 부분이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업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업무 속도가 느린 편이다. 업무량은 전반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시즌에 따라 차이가 크다. 뛰어난 사람은 공공기관에서도 티가 난다. 책임의 문제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일이 많은데, 놀라운 업무처리 능력을 보여주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리고 조금씩 불안감이 생긴다. 생각보다 급여는 오르지 않는다. 선배들의 상황을 보면 연차가 쌓여도 경제적인 고민은 해소되지 않는 것 같다. 특히, 주변에 대기업이나 고소득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는 있다. 고 연차의 선배들은 상대적으로 업무량은 적은데, 돈은 많이 받는 듯하다. 연차가 쌓이면 나도 그렇게 되리라고 다짐하게 된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는 직장에 적응을 하는 시기이다. 특히 사람과 업무에 적응을 해야 하는데, 본인의 성향을 바꿔가면서 맞춰 가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이 시기에 퇴사나 이직을 고민하는 직원이 아주 많다. 많은 나이가 아닌 만큼 이직에 성공하는 사람도 꽤 많다. 하지만 '이직의 성공'이 '성공적인 이직'은 아닐 수 있다. 아닌 경우가 훨씬 많다. 직장과 관련한 고민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이번 글들을 통해서 전하고 싶다. 위로나 공감, 혹은 결심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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