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위협에 벌벌 떨고 있는 초등학교 선생님
끔찍한 뉴스를 접했습니다. 서울 한 초등학교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습니다. 와이프가 초등학교 교사여서 현세대 학교 선생님들의 어려운 교직생활을 많이 듣는데요. 뉴스에서 대대적으로 이슈가 되는 걸 보니 정말 보통일이 아니다 싶습니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1학년 담임을 가장 어려워한다고 합니다. 아직 사회화가 덜 된 아이들을 처음으로 맡는다는 게 힘들겠지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보다 더 큰 어려움이 학부모라고 합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학생이 되듯이 부모도 처음으로 학부모가 되는데요. 이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큰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입학시기에 맞춰 이사를 하거나 휴직을 하는 등 학부모들은 아이를 케어하기 위해 열성적인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몇몇 학부모는 이때 교사와 학교에 과도한 요구를 하게 됩니다. 이는 민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더 나아가서 고소를 하는 경우까지 생긴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유는 '주변의 위험(동급생 또는 사고)에서 내 아이를 잘 돌봐주지 않았다'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잘 돌봐줄 수가 없게끔 법이 생겼습니다. 서서히 바뀐 건지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어렸을 때랑은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학생에게 체벌은커녕 터치나 잡는 것도 안되고 큰소리를 치는 것도 안된다고 하네요. 이는 모두 선생님한테만 적용됩니다. 아이들은 교실에서 모든 행동을 다 합니다. 그 교실에 정서적,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는 교실에서 모든 걸 맘대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을 지켜보는 정상적인 아이들은 또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물론 과한 체벌을 한 교사들도 있었지만, 돌아보면 좋은 선생님들에 대한 감사함과 추억이 훨씬 많습니다. 요즘의 학생들도 그때의 저만큼 감사함과 추억을 느낄까요? 어쩔 줄 몰라하고 난처해하고 상황을 피할 수밖에 없는 어른이자, 선생님을 보면서 그들은 어떤 감정을 느낄까요?
사회에 나와보면 험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당장이라도 싸울 것처럼 언어폭력과 위협을 가하는, 흔히 깡패나 양아치로 분류할 수 있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공직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무식하게 몰아붙입니다. 민원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스트레스가 퇴직 혹은 자살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너무나도 흔합니다. 항상 사회적인 이슈가 되지만 이슈로 끝날 뿐입니다. 학부모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 1년 동안 빼도 박도 못하고 험한 꼴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교사는 23살이라고 합니다. 그 어린 나이에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열심히 살았고 그녀의 부모님도 열심히 뒷바라지하였습니다. 그녀가 감당하기에 너무나도 험한 아이들과 학부모가 있었고, 그녀에게 주어진 권리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젊은 사람 자체가 별로 없고, 제대로 일해보려는 사람은 더욱 없는 요즘 시기에 그녀의 상황은 더욱 안타깝게 와닿습니다.
교사에게서 거의 모든 행동권을 빼앗은 만큼 최소한의 안전은 보장해줘야 합니다. 교사에게 행동권을 줄 수 없다면 위험 상황에 대비할 수 있게끔 모든 학교에 경찰이 배치되기를 바랍니다. 폭력과 위협상황에 즉각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경찰이라도 배치되지 않는 한 모든 교사들은 두려움과 공포로 빨리 수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사는 존재가 됩니다.
폭력과 위협에 벌벌 떨면서 힘겹게 살아가는 선생님보다, 여유와 사랑이 넘치는 선생님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아름답고 멋진 어른의 삶을 꿈꾸며 자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