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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적글적하다
- No.1 내가 글을 쓰는 이유 -
by
이티ET
Aug 19. 2023
글적글적하다
01.
글적글적하기로 했다.
첫날부터 면접이 있어 시간에 쫓겨 오후에 적게 된다.
긁적이다를 생각하다
글을 적다를 떠올려 카테고리를 만든 건데 자꾸 쓱ᆢ 읽으니 어감이 좋다.
나는 이제 글로 적어보려고 한다
글적이기 시작했다.
너무 오랫동안 자연스레 올라오는 생각과 마음올 꾸역꾸역 밀어 넣고 담아 넣었다.
그랬더니 자꾸 어느 날부터 책이 내게 물어오고
글이 내게 말을 한다고 해야 하나.
그러더니 손이 입보다 빠르게 말을
했다.
작년에 쇼핑몰에 관심이 생겨 친구와 푸른 꿈을 안고 친구는 인별을, 나는 블로그를 시작했다.
사실 나는 통신 시절 누구보다 뜨겁게 통신을 해봐서 솔직히 요즘 SNS가 시들하니 재미가 덜했다.
너무 많은 것들이 눈으로 확인되기 때문이어서 랄까?
그래도 하루에 글 하나씩을 꾸준히 올리다 보니 뭔가를 할 수 있는 힘이 남아도는 나 자신을 발견했고
어디서부터 그것을 잃어버렸는지도 어슴푸레 알 것 같았다.
그러면서 마음과 몸이 많이 과녁을 벗어났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냥 관념적으로 아는 것에 있다는 걸 발견했다.
100일간의 도전이 힘겨워 스스로 도전의 제목을 변경하며 다다른 100일에
남아있는 건 이것저것 적어 놓은 노트 8권과
하루에 두 끼면 충분하다는 인식.
그리고 그동안 나를 사랑하는 일을 멈추고.
미루고,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한 거였다.
대신.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를 또 알게 된 것이다.
20여 년 전 통신 시대에도
내 글이 뭐라고 아기 엄마며 동호회 회원들이
나를 보겠다고 지방에서. 서울에서 올라왔다
그때는 우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보니 나는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단. 평가나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그냥 내 안의 것들로 말하듯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글쓰기까지 망설였던 것은. 그런 것들이었다.
아는 사람이 혹시 보면 글과 나의 괴리감을 보고 시험에 들까 봐.
용서되지 않는 존재에 대해 나도 모르게 비판적인 글을 쓸까 봐
내가 해석되지 않은 삶을 거짓으로 꾸밀까 봐.
그런데 이제 어느 날 갑자기 내 삶에 해석이 찾아왔다.
그래서 나를 스스로 억누르던 것들을 이제 풀어놓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본래의 나.
창조 때 이미 완벽하게 만들어졌을 나의 세계로
탐험을 시작하려고 글을 쓴다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래서 나에 대한 것뿐 아니라.
그런 나의 상태로 세상을. 사람을 이야기하고 쓰고 싶다.
그러려면 아직 상처의 흔적이 있는 나를 조우할 때도 있을 것이고
아직 자라지 못한 어떤 부분 웅크리고 있을 어린 나도 보게 될지 모른다.
그동안 나는 용기를 키우고 있었을지 모르겠다.
나와 마주할 용기.
현실을 맞닥뜨려 살아내느라 방치되었던
나를 마주할 용기.
그동안은 그것이 완벽해져야 시작한다는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못했다면 이제는 한 걸음 내디딜 힘이 있음으로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세월에 비해 미숙하고
나이에 비해 설익었지만 내가 아는 맛을
써 보려고 한다.
내가 느끼는 맛을 써 보려고 한다.
그게 내가 이 세상에 나올 때의 그런 나와 마주하는 가장 가까운 길이 아닐까.
-글적글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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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티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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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페르소나로 일상을 글로 쓰고 싶습니다. 여기에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꿈은 곧 소설가, 현재는 글 쓰며 무언가를 가르치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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