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의 숲.
밤이 내려앉았다.하나둘 켜지는 가로등을 바라보고 있는 일이 무척 낭만적이던 저녁,
그 불빛 아래로 지나가는 당신이 보였다.그 발걸음이 유독 무거워 보였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내가 지니고 있던 무거움 마음을 당신에게 이입시켜 그렇게 보였던 탓일까?
그런 당신 옆으로 다가가 어깨는 빌려줄 수도, 그렇다고
‘수고했어’라는 그 뻔한 말 한마디도 해줄 수가 없는 나였지만,
내 기억 속에 당신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줄 수는 있었기에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고작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이었지만,이제부터 우리는 같은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된 셈이었다.
비록 나만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당신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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