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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끼 Apr 08. 2022

견주에게 당근마켓이란?

당신 근처의 강아지

'당신 근처의 마켓' 일명 당근마켓.


누구나  번쯤 사용해  적이 없어도 들어본 적은 있을 만큼 사용자가 많은 중고거래 어플이다. 중고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주된 목적이지만, 지역 기반이다 보니 동네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공유받을  있어 심심하면 들어가 보곤 한다. 당근마켓을 쓰며 ' 이래서 아이 엄마들이  카페를 애용하는구나.' 느낀다.

이런저런 기능 중 '동네 생활' 탭에 가장 많이 기웃거린다. '동네 생활'에서는 동네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 동네의 풍경 같은 소소한 일상들뿐만 아니라 '00 아파트 후문 타코야끼 트럭 왔어요.' 같은 중요한 소식들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올라온다. 우리 동네 사람들만 알 수 있는 피부로 와닿는 소식들.


동네 생활 탭은 내가 관심사를 정해놓고 볼 수 있는데 단연코 나의 관심사는 '강아지', '고양이'였다. 사람들은 소소히 자신의 반려동물을 자랑하는 글과 사진을 올린다. 각자의 집에서 주인의 온갖 애정과 사랑을 받고 있는 멍냥이들을 보며 우리 집 녀석들을 한번 더 쳐다본다. 털뭉치들 사진에는 동네 랜선이웃들의 호응의 댓글과 '좋아요'가 달린다.

푸코야… 너 별론가본디?

한편으론 산책 길에 찍은 사진  배경들을 보면서 푸코와 나도 갔던 데라며 내적 친밀감을 느낀다. '역시 여기가 멍멍쓰 핫플이군.' 하며 어쩌면 푸코와 산책하다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를 거란 생각에 조용히 하트를 누른다.


당근마켓 속 강아지, 고양이 페이지

수많은 자랑 글들  간혹 강아지나 고양이를 찾는다는 마음 아픈 글들도 보인다. 그리고  사건으로 당근마켓에 더욱 우호적인 감정이 솟았다. 지역 청년커뮤니티의 sns 글이 올라왔다. 강아지  마리가 길을 헤매고 있고, 혈변을 본다는.


푸코 생각이 문득 났던 나와 토록은 연락을 취해 주인을 찾기로 했다. 지역 활동가분들이 길거리에 전단지를 붙이고 다들 sns에 올려보았지만 몇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하네스에 리드 줄까지 한 걸 보니 누군가 유기한 것 같진 않은데 실낱같은 단서 하나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sns를 본 동네 분이 당근마켓에 올려보자는 제안을 하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크고 퉁퉁한 웰시코기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대로 푸코 동생을 들여야 하나 고민하던 중, 당근마켓으로 연락이 왔다. 아무래도 자기 강아지인 것 같다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진짜 주인이 맞을까?', '이렇게 당근으로 찾을 수가 있다고?' 하면서. 차를 돌려 다시 커뮤니티 센터로 향했다.

하루종일 밖을 돌아다녀 지쳤다

'주인을 만나면 뭐라고 해야 하지? 애가 혈변을 눈다고 얘기해야 하나?' 하는 온갖 튀어나오는 생각을 누르며 주인을 만나러 갔다. 연락을 취하고 한 시간쯤 후 주인이 왔다. 그리고 그들이 나오는 순간, 나와 토록을 꺼내려던 말들을 다시 넣어두기로 했다.


한 품엔 아직 걷지 못할 만큼 어린 아기와 또 다른 한 손엔 걸음이 아직 어설픈 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강아지를 만나러 오고 있었다. 아이 어린이집 등원 준비하는 사이에 강아지가 나가버렸는데, 큰 아이와 작은 아이 사이에 정신이 없어서 전단지를 만들 새도 찾으러 나갈 새도 없었다고.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건네받았다. 그리고 잠시 푸코의 동생이 될 뻔했던 녀석은 짧은 꼬리를 실컷 흔들며 주인의 품으로 돌아갔다.

잘 가~_~

토록과 나는 집으로 오는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전히 당근마켓에는 우리  강아지, 고양이 사진들 사이로 '강아지/고양이를 찾아주세요.'라는 게시글들이 보인다. 때로는 '00에서 2시간 전에 봤어요.'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하고,  시간  '저희 강아지 찾았어요.'라는 안도를 자아내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한다. 강아지가 유실된  생활 반경에서 3 정도 머문다고 한다.  안에 찾아야 하기에 동네 사람들의 목격담만큼 중요한  없다. 그들의 말과 애정, 관심이 모이고 모여 길을 헤메던 녀석들이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곤 한. 그러기에 오늘도 나는 당근마켓을 뒤적여 본다.


다들 컴 백 홈!



*당근마켓 홍보글이 절대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당신 근처의 이웃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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