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행복을 바라지 않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자랄 수록 점점 부모를 닮아가는 자식이 신기하기만 하다.
오늘자 뉴스에 보니 새로운 교육정책이 발표되었다.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고 대입제도를 개편한다는 내용이다.
남한에서 살아보니 부모들의 교육열이 매우 높다는 걸 알겠다. 목 좋은 사거리 중심가나 학교 주변엔 학원 간판들이 즐비하고 노란 학원버스는 밤 11시가 넘도록 학생들을 실어 나른다. 중고등학생은 말할 것 없고 유치원·초등학교 1~2학년 어린아이 때부터 국어, 수학, 영어, 논술, 미술, 피아노, 바이올린, 태권도 학원 과목도 다양하다. 아이들은 매일 집, 학교, 학원, 학원, 학원에 끌려다니고 부모는 자녀교육에 사활을 건다. ‘사활’이라는 단어보다 ‘목숨’이라는 단어가 더 적합할 것 같다.
남한의 학원교육이 얼마나 유명한지 평양의 학부모들도 남한 유명학원 교재로 자녀 과외를 시키는 것이 유행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살아보니 학교 때 공부 잘한 친구가 대학 가고 성공해서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는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실제 공부 잘하던 친구는 대학 졸업하고 고향 장마당에서 두부를 팔고 공부라면 십리를 도망 다니던 나는 글 쓰는 직업으로 밥 먹고 산다. 장마당에서 두부 파는 직업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학교 성적으로 사람 인생이 결정 나는 게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살아보니 인생은 요지경이고 사회생활은 모순덩어리던데...
대학 졸업해도, 대학 안 나와도, 대기업에 들어가도, 구멍가게에 취업해도 사회생활은 커피 심부름부터 시작하고 프린트 복사부터 배우는 게 순리던데...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을 어른들은 경험으로 안다. 하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자식에게는 자신의 욕망을 '꿈'이라는 이름으로 주입시키고 성적순의 챗바퀴에 자녀를 가둔다. 이런 형이상학적 모순덩어리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