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큰 사람 서러워 어쩌나

탈북자의 눈에 비친 '아이러니 남한'

by 이샘
파티의 주인은 다름 아닌 사람이다. 이 꽃은 그저 파티를 위한 장식품에 불과하다.


어린 시절, 우리 동네에 ‘대갈바우’라는 별명을 가진 아이가 있었다. 또래들 보다 머리가 커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 아이는 머리가 무거워선지 달리기도 빠르지 않았고 지능발달도 더뎠다. 하지만 동네 어른들은 그를 ‘장군감’이라고 치켜세우고 학교 들어가면 머리가 커서 공부 잘할 것이고 나중에 ‘큰 일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가 진짜로 장군감으로 성장했는지, 이름을 날릴 만큼 큰 사람이 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이 이야기는 북한 사람들은 ‘머리 큰 사람이 머리가 좋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언젠가 두개골의 크기와 정보 저장능력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자료를 보고 옛날 어른들의 주장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어주다 보면 피사체(사람)들이 서로 뒤에 서려고 실랑이를 하거나 남성이 여성보다 머리 크게 찍히는 것을 ‘예의’라고 말하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북한과 달리 남한은 작은 머리통이 미(美)의 기준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머리 작은 남자가 섹시하고 예의 바르다면 머리 큰 사람 서러워 어쩌나.


그뿐이 아니다. 여성들은 남성의 식스팩에 “꺄아악~!” 흥분과 탄성을 지르고 남성은 수많은 인고의 시간과 자기절제의 고통을 감수하며 식스팩에 집착한다.

식스팩이 남성성을 상징하는 것이라면 이해 못할 것도 아니지만 하루 이틀 내버려두면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것이 식스팩의 정체라면 식스팩이 곧 남성성이라고 정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성형에 집착하고 식스팩에 집착하는 사람들...

선물보다 포장지에 집착하는 아이러니한 남한 문화를 나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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