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오다

사계 중 봄

by 만년필

약속된 겨울은 지나갔는데

바람은 지나가지 못했어

창문 틈에 새어 들어오면서

잊지 말라고.. 잊지 말라고..


떠날 때가 되었다고 믿었는데

바짓단이 자꾸만 땅에 끌린다.


질척이는 겨울의 흔적을

자꾸만 발뒤꿈치에 보여주니까.


이제 떠나려니 너도 무서웠는지

그간 봄바람인 척도 했던 거구나.


한 때의 기억은 죄다 거짓말이야.

순간은 찰나보다 잠시 길 뿐이고.


바람아 네가 가슴을 자꾸만 두드려도

더 이상 포옹은 떠오르지 않아.


바짓단 끌린 자국에, 너의 하늘에

별이 얼마나 뜰지만 궁금할 뿐이야.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