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바다를 들이기 전에

어항 설계와 중복 투자 예방

by 만년필

썸네일 사진은 레오파드 크테노포마(Leopard Ctenopoma)다.


강아지나 고양이야 집이 좁아도 그럭저럭 잘 지낸다. 주인 집사의 집이 좁아서 심술 나면, 침실에도 영역 선언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물고기의 영역 선언은 비극이다. 물고기에게 영역이 좁거나 겹치는 이슈는 단순한 점프사부터 괴롭힘, 스트레스, 질병까지 모든 문제를 동반한다.

그러므로 물고기를 사육할 때는 모든 조건을 다 따져보고, 올바른 방식을 조사해서 결정해야 한다. 어항의 종류부터 모양, 크기, 형태까지 전부. 어항뿐 아니라 사료, 온도, pH, 환수율, 레이아웃, 청소 빈도, 여과기 등 모두.


하지만 입문자가 어항을 세팅하는 과정에서 모든 변수를 고려할 순 없다. 많은 입문자들이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에 중복 투자하게 된다. 소모품에 돈을 쓰는 거야 유지 비용으로 치면 괜찮은데, 어항이나 여과기에 문제가 생겨서 큰돈이 깨지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래서 2주 차는 어항을 설치하기에 앞서, 어항 설계 방법과 중복 투자 예방법에 대해 초보자 레벨에서 아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어항을 설계하기 전에, 중복 투자를 예방하는 설계 경향에 대해 이야기하자.


A. 중복 투자란?

중복 투자란, 계획 없이 장비나 자재를 구입해 결과적으로 동일 항목을 다시 구매하게 되는 비용 낭비를 말한다. 같은 부류의 물건을 두 번 구매해서 손해를 본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어항을 세팅했더니 물고기가 너무 크게 자라서 여과력이 부족해지자 기존의 여과기를 버리고 더 좋은 여과기를 구입했다면 중복 투자다.

중복 투자를 막기 위해서는 이른바 '종결 옵션'을 갖고 있어야 한다. 물생활 소비에 있어서 '스포이드는 이거 하나면 평생 쓸 수 있어'와 같은 계획된 확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계획된 확신이란 설계 단위에서 중요하다. 소모품이 아님에도 다시 구입해야 할 물건을 다시 구매할 필요 없는 물건으로 대체하는 것이 설계에서 가장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B. 중복 투자를 예방하는 설계 순서

자원과 예산은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물고기는 제대로 조사하지 않으면 그 자원과 예산의 한계를 알기 어렵다. 때문에 설계 순서도 중요하다. 어종을 먼저 선정하면 성장과 번식 등에 의해 예산을 벗어나거나, 애초에 예산이 불충분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물생활에서 고수들이 어종을 먼저 선정하라고 제안하는 이유도 흥미와 관심이 끊이지 않아야 물생활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지만, 초보자에게는 매우 가혹한 제안이다. 어떤 어종이 어떻게 자라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어항을 마련하고 죽지 않게 관리도 해줘야 하니, 매일 인터넷에서 '이 견적 어떤가요?' '이 물고기 키우기 쉬운 가요?'만 주구장창 물어볼 뿐이다.

그러므로 나는 공간에 맞게 물고기를 사육하는 방법을 역으로 제안하고자 한다. 공간을 먼저 마련하고 물고기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인터넷에 다양한 관상어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예산에 맞추어 물고기를 정하더라도 충분히 정을 붙일 수 있다. 오히려 충동적으로 선정하고 규모를 결정했다간 예산 초과와 관리 어려움 등으로 변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또한 공간에 맞게 물고기를 사육하면 예산에 맞게, 중복투자를 피해서 사육할 수 있다. 내일 당장 복권을 맞아 큰 집으로 이사 갈 예정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적인 상황에 더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그래도 어종을 먼저 결정할 정도로 예산과 공간에 여유가 많거나, 이미 특정 어종에 끌린 상황이라면 어종을 먼저 선정해도 큰 무리는 없다. 다만 상황을 현실적으로 파악하고 예산을 초과하지 않도록 세심히 조사해야 한다.


그럼 이제 어항을 설계해 보자.




1. 예산과 공간

예산이 들어가는 부분은 필수 구성 요소와 사치품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부분의 물고기에게는 바닥재도 사치품이다. 같은 어종을 키우더라도 사치품을 얼마나 추가하는지에 따라 어항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간단히 아래 사진을 참고해 보자. 입문자에게 제안하는 어항은 1번과 2번이다. 3번은 수초 어항으로 이미 입문자 레벨이 아니기도 하고, 관리하기 까다롭고 환경도 점심과 밤의 산소량이 극단적으로 변하는 등, 어려운 요소가 많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반면 1번 탱크 어항(물과 물고기만)과 2번 바닥재 어항(물, 바닥재, 물고기)은 물고기를 사육하면서 청소 관리 및 질병 대처에 용이하기 때문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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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항상 무료 이미지 사이트에서 가져온다.

어종을 결정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공간이다. 어항을 둘 자리와 어항용품을 둘 자리가 필요하다. 단, 일반적인 책상처럼 무게를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모르는 제품은 추천하지 않는다. 그래서 웬만하면 축양장을 이용한다. 축양장마다 버틸 수 있는 무게에 차이가 있다. 최근 축양장 업체들이 어항을 놓기 위해 필요한 축양장 구성을 제안하고 있으니 참고해 보자. (큰 어항을 놓기 위해 보강대를 몇 개 놓아야 하는지 계산되어 있기도 하다.)

입문자는 일반적인 규격의 어항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제품 설명 등이 규격 어항에 맞춰져 있기도 하고,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도 수월하다. 그리고 인터넷에도 같은 규격의 어항을 사육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더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규격 어항은 다음과 같다.

image03.png 폭이 30이면 슬림, 폭이 45면 광폭이다. 2자 광폭이면 60 x 45 x 45

참고로 어항에 들어가는 물의 양을 계산하고 싶으면 가로 x세로 x높이/1000을 하면 된다.

20 x 20 x 20/1000 = 8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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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책상은 휘거나 부서질 수 있으니, 검증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부서지지 않더라도 수평이 기울어지면 어항에 물이 새거나 쏟아질 수 있다. 이러한 사고는 초보자들의 안일함을 원인으로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편이다. 단, 플라스틱 대야 같은 경우에 축양장 없이도 사육할 수 있다.


공간에 대해 고려해야 할 것이 또 있는데, 어항에 물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집 자체가 무거워질 수 있다. 바닥 하중에 부하가 걸려서 무너지거나 집이 기울어지는 피해가 생길 수 있다. 초보자 레벨에서 고려할 단계는 아니니 '그 정도로 무겁구나.'만 체감해 보자. 그리고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물방 사업체, 아쿠아리움, 공장은 대부분 지하에 짓는다.


2. 어항과 평생 사육 기준

공간을 마련했으니 이제 어항을 놓아보자. 어항은 일체형 어항과 유리 어항으로 나뉜다. 일체형 어항은 플라스틱 대야나 아크릴 수조를 말하고, 유리 어항은 우리가 잘 아는 사각형 어항을 말한다. 웬만하면 어떤 모양의 어항이든 물고기에게 해가 생기진 않는다. 그러니 자신의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면 된다.

어항을 고를 때 3T 5T 6T 같은 것이 있는데, 이것들은 어항 유리의 두께를 말한다. 물이 많이 들어가는 어항일수록 두꺼운 유리를 사용한 어항이 더 안정적이다. 하지만 유리가 두꺼울수록 물은 불투명하다. 투명한 어항을 원한다면 얇은 것을, 안전한 어항을 원한다면 두꺼운 것을 고르면 된다. 얇은 것이라고 반드시 위험하지는 않다.

투명도 얘기하면 올디아망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어항은 일반적인 어항이 짙은 청록색을 보이는 데 반해 하늘색 색감이 있다. 일반인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별 차이 없지만, 막상 들여놓으면 차이가 보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필자도 물고기는 오래 키웠지만, 올디아망과 유리 어항을 테두리를 보지 않고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외적으로 상면 관상인 어종들이 있는데, 금붕어 중 일부, 메다카가 특히 그렇다. 이 경우에 수반을 사용하고, 저가형 수반인 김장 다라이 플라스틱 대야를 사용할 수 있다. 여담이지만 토좌금 유어의 경우 전문 브리더들이 둥근 어항을 권장하고 있다. 이처럼 사육 어종에 의해 어항이 바뀌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어항은 크기만 결정하고 넘어가자.


2-1. 어항의 크기 - 평생 사육 기준으로 설계하기

물고기가 성장하면서 여과력이 부족해지거나, 번식하거나, 어항이 좁게 느껴질 수 있다. 때문에 어항은 예산 내에서 가능한 크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어항이 크면 물도 많이 들어가고, 물이 많으면 수질도 쉽게 오염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어떤 물고기든 가득 넣으면 가득 찬다. 그러므로 어종을 결정할 때, 내가 키우고 싶은 물고기가 어느 정도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조사해야 한다.

예를 들어 3cm인 레오파드 크테노포마는 아직 유어지만, 성장하면 15cm까지 자란다. 60L급 어항(45x30x45cm)에 3cm 레오파드를 20마리 넣으면 1달도 지나지 않아서 여과력이 박살 나기 시작한다. 절반인 10마리도 3개월 내에 문제가 생길 것이고, 5마리도 추후 영역 문제가 생길 것이다. 실제로 60L급 어항에서 레오파드 크테노포마의 적정 사육 밀도는 일반적으로 단독 사육 기준 1마리로 권장된다. 여기서 적정 사육 밀도가 1마리인 어항의 크기를 '레오파드 크테노포마의 평생 사육 어항 크기'라고 말할 수 있다.

평생 사육 어항 크기가 곧 '어항 크기마다 몇 마리를 키울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단순히 크기에 비례하는 것은 아닌 게, 활동성이나 성격에도 영향을 받는다. 몇몇 소형어들은 활동 반경이 넓어서 대형 어항을 요구하고, 베타와 같은 싸움꾼들은 어항 크기가 어떻든 한 마리만 사육하는 것이 권장되기도 한다. (물론 넓은 어항에서 영역이 나뉘어 싸움을 덜 하는 경향은 있다. 그건 덜 마주쳐서이지 덜 싸워서가 아니긴 하다.)

필자는 평생 사육 어항 크기에 한 마리 단독 사육, 혹은 대형 어항에 소형 어종을 키우면서 가능할 때마다 분양하는 방향을 추천한다. 세상에 다양한 사례와 경우들이 존재하지만, 이 방식들이 그나마 문제가 덜 생긴다.

만약 여러 마리를 사육한다면 L당 사육 밀도를 계산해야 한다. 보통 물고기의 지느러미를 제외한 길이 1cm당 1L로 어림잡아 계산한다고 하는데, 실제 사람들의 사육 후기 등으로 관리가 지속 가능한지를 조사해야 정확하다. 길이가 짧더라도 덩치가 크고 성격이 사나운 어종은 더 많이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그래도 입문자에게 알맞은 구피나 새우 등에 마리당 1L 등은 유효한 계산이다.

향후 번식하거나 새로 데려오는 등으로 마릿수가 늘어나면 L당 사육 밀도는 과밀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근거가 된다. (어항이 가득 차면 포화, 어항이 커버할 수 있는 수량을 넘기면 과밀이다. 과밀 상태에서 어항 환경은 급속도로 나빠지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큰 어항은 과밀이 되기 어렵기 때문에 환경을 관리하기 용이해서 크게 시작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3. 어종

어종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면 어종을 제일 먼저 고르는 것이 좋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인들과 물생활 입문자들에게 그 정도 여유는 흔치 않다. 어항을 먼저 고른 이유도 예산에 맞추어 어항을 장만하기 위해서다.

관상어는 크게 담수어와 해수어로 구분되지만, 해수어는 전문가 중에서도 전문가 코스이므로 이 글에서 배우는 점이 있다면 섣불리 시작하지 말자. 하여튼 담수 관상어는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image04.png 찾아보면 알겠지만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다. 직접 판매처를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는 취미가 된다.

우리는 어항을 먼저 정했으니 어종도 그에 맞춰 결정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한 어항에 한 어종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하는데, 그 근거는 합사 중 변수를 계산하기가 상당히 어렵고 복잡해서 정신적 노동이 강요되기 때문이다. 아래에는 어종 당 얼마나 사육할 수 있는지를 대략적으로 나타냈다. 완벽하게 정확하지 않고 개체차도 크기 때문에 임기응변도 일부 필요할 수 있다.


-비파 안시 : 60L 1마리가 평생 사육 수조. 청소용으로 많이 키우는데, 주로 잔반을 처리하다가 굶어 죽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성어는 유어에 비해 가격이 꽤 나간다. 작은 어항에서 키우려면 유어를 사육해 성어가 되기 전에 분양 보내야 한다. 목록 안에서도 특이한 케이스라 따로 정리했다.

-플레코, 대형어, 시클리드, 금붕어, 플라워혼은 대형어종으로, 2자 이상이 권장되는 물고기들이다. 이 중 가아와 아로와나는 특대형 어종으로 2자도 많이 좁은 물고기들이다. 다음 주에 어항 당 몇 마리 사육이 권장되는지 다루겠다. 구라미와 시클리드는 크기는 작지만 영역이 넓어서 적게 키워야 싸우지 않는다. 아니면 아예 과밀로 관리해야 한다.

-그 외 구피급, 저층 물고기, 베타는 cm, 마리당 L 계산(위 언급)을 따른다.


이래서 인터넷에 보이는 입문자들은 대부분 30 큐브에 구피, 코리도라스, 새우를 키우거나 20 큐브에 베타를 키우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다른 어종들은 따로 공부가 필요하고, 여기서 규격을 정해주더라도 상황 따라 다른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물고기 판매처에서 최대 성장 크기를 확인한 후, 거기에 4를 곱한 것(세 번 헤엄치고 한 번 회전한다는 업계의 경험적 기준)을 어항의 크기로 생각하면 바람직한 사육 밀도가 나오기는 한다. 여기서 덩치가 매우 크다면(플라워혼, 금붕어) 한 마리만, 덩치가 보통이라면(시클리드 플레코) 한 쌍이나 두 쌍 정도, 덩치가 매우 얇다면(구피, 테트라, 메다카, 코리도라스) 군영을 할 정도의 5~10마리도 충분히 사육 가능하다.


단, 어항 내 얼마나 많은 물고기를 관리할 수 있느냐는 고수들 뿐 아니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 차이가 있고, 실 사례로 반박되어도 관리 방침이나 사용 중인 물품과 어항 스펙까지 똑같이 따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처음에는 적은 수의 물고기로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이 글에서 이용된 cm당 1L, 최대 크기의 4배 규칙은 고수들은 물론 나도 의문이 남는 이론이기 때문에 간이 계산법으로만 이용하고 실제 상황에 대비하자.


4. 여과기

여과기는 여과력만 보면 된다. 여과는 물리적 여과와 생물학적 여과로 구분된다. 생물학적 여과는 세균이 하는데, 원리는 다음에 다루겠다. 먼저 이물질을 걸러내고 더러운 물이 정화되는 순서다.

필터로 이물질이 잘 걸러지면서 딱 봐도 세균이 잘 살게 생긴 스펀지를 고르면 된다. 물론 시판에 만들어진 여과기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원칙적으로 '구멍이 많은 자갈' '신경 많이 쓴 것처럼 생긴 스펀지'의 여과력이 더 좋다. 구멍이 적은 자갈은 세균이 살기 어렵고, 디자인 없는 스펀지는 물 들어가는 효율이 조금 낮은 경향이 있다.

종류 따라 다르지만, 가격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단, 측면 여과기는 수류 발생기, 기포기는 용존 산소 공급 장치이지 여과 성능이 있는 여과기가 아니다.

image05.png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다.

여과 성능은 여과재의 양(스펀지의 크기)+유속(유수량/출수량)이다.

어항 규격에 맞게 여과기를 배치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정해진 내용이 없다. 단, 구피를 키운다면 자반 60마리에 슈쌍 2개면 안심이라는 등의 원칙이 떠돌기는 한다. 이 또한 개체차 및 어항 환경 차, 수돗물의 차이, 사육자의 가치관 차이, 사육 목표 등에 의해 의견이 갈려서 쉽게 규격화하기 어렵다. 사육 후기를 둘러보고 규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다른 사람이 '깨끗하다고 자랑하기 위해 올린 어항에 오버스펙이라는 반응이 없는 이상적인 어항의 보편적인 구조'를 모방한 후, 차후 다룰 '관리 방법'에 대해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물고기가 성장했을 때의 오염량을 여과기가 커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대체로 육식을 할수록, 대형어일수록, 안시 비파와 같은 청소 물고기일수록, 금붕어일수록 오염량이 많아진다. 대소변도 오염량에 기여하지만 체표를 통해 분비되는 점액, 남은 사료 찌꺼기나 죽은 수초도 어항을 오염시키는 원인이다. 그래서 여과기별로 '몇 L를 여과시킬 수 있는지' 대략적으로 표시하고 있으니 그것을 참고하면 된다.


이외에

1. 집똥기 : 오물을 모으는 장치

2. 측면 여과기 : 레인 바, 혹은 출수구 그대로 수류를 일으키는 장치

3. 기포기(콩돌) : 공기를 발생시켜 수중에 산소를 공급하고 물을 순환시키는 장치. 여과기 효율이 높아진다.

등이 있다.


4-2. 여과력은 다다익선?

여과력은 다다익선이라는 말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여과력이 남는다고 여과가 더 잘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과력이 가끔 넘치거나 더 필요해질 때는 재투자하지 않고 여과기만 믿으면 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그런 의미에서 다다익선이란 부분적으로 옳은 표현이다. 보험의 개념이니까.


5. 조명 히터 물생활 용품

어종에 따라 필요하기도 필요하지 않기도 하다. 목적에 따라 분류했으니, 어종별로 필요한 것을 고르면 된다.


1. 어종 조건 맞춰주기 용품


-조명 : 물고기만 키운다면 마음에 드는 거 고르면 된다. 수초가 있으면 광량과 파장에 맞게 고른다. 일반적으로 관상어는 광량 요구량이 없지만, 수초의 경우에 광량 요구량이 정해져 있으니 맞추어 구입하면 된다. 음성 수초의 경우에 오히려 광량이 높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사실 모든 수초가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그렇게 밝을 일이 없다.) 수초가 마음에 들고, 앞으로 하고 싶을 예정이라면 적당한 가격대의 조명을 미리 사두는 게 좋다.


-히터 : 초보자라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고가 잘 발생하는 용품이니 사용법을 충분히 숙지하자. 히터 없이도 사계절 사육 가능한 어종이 있지만, 겨울에 동면을 시켜줘야 하는데 고수들도 매년 시도하지는 않는 방법이다. 히터로 키우는 게 속 편하다.

히터는 어항 크기보다 한 사이즈 크게 사는 것이 좋다. 히터 판매처 상품 설명 내에 '몇 W면 몇 cm크기 어항에 적용 가능하다.'라고 되어 있다. 한 사이즈 크게 사야 빠르게 설정 온도에 도달하고, 켜지는 시간이 단축되어서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은신처 : 몇몇 물고기는 은신한다. 유목이나 돌, 또는 시판 은신처를 사용하면 된다.

-산란소 : 몇몇 물고기는 산란소를 은신처로 사용한다. (특히 플레코)


2. 물생활에 필요한 도구 : 작은 것보다 범용성 넓은 큰 것을 사는 게 좋다.

단, 어항 위 공간이 좁아서 손만 들어갈 정도라면 너무 큰 도구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사이펀 : 오물을 빨아들이는 도구. 사실상 필수 용품이다. 작은 어종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에 주의하자.

-스포이드 : 오물만 잘 빨아들이는 도구. 환수를 줄여도 주기적으로 오물을 제거하면 괜찮다. 단, 입문할 때 의존하면 물이 더러워지는 것을 조기에 눈치채지 못할 수 있다.

-집게 : 어떤 종류의 집게든 필요할 때가 있다. 손을 넣어도 되지만, 비닐장갑의 길이 한계나 병원균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굳이 손 넣고 싶지 않을 때 유용하다. 수초가 없으면 필수 용품은 아니다.

-가위 : 너무 자란 수초의 숯을 치거나 단정하게 깎아준다.

-사료통 : 사료는 소분해서 사용해야 산패로 인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사료 스푼 : 사료 만지면 냄새가 심하다. 물고기에게 손을 익숙하게 하고 싶다면 없어도 된다. 스푼으로도 손을 익숙하게는 할 수 있지만 스푼이 없으면 겁을 먹는 경우가 더러 있다.

-환수통 : 수돗물에 염소(Cl) 소독제가 있어서 하루는 묵혀서 써야 한다. 이 수돗물을 받아둘 때 사용한다.

-상비약 : 일부 챙겨두는 것이 좋다. 메틸렌 블루나 골든 엘바진과 같은 수질 안정제 및 면역 개선제는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다. 처방 상비약은 OTC(옥시 테트라 사이클린), 설파제 등의 항생제를 주로 사용한다. (메틸렌블루가 백점병에 특효약이다.)


3. 사치품

-바닥재 : 특정 어종(새우, 시클리드는 사실상 필수)은 바닥재를 환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치품이다. 오히려 오물이 바닥재 사이에 끼어 오염되는 경우가 많다.

-유목과 돌 : 특정 어종(아마존, 습지 등에 서식하는 어류)은 유목에서 나오는 블랙워터(갈색물)를 선호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치품이다. 단, 블랙워터는 물고기의 환경 안정에 유의미한 영향이 있어서 소량 투입하는 것은 좋다. 그래도 너무 많으면 청소하기 어렵다.

-어항 장식, 색이 있는 돌, 인공 수초 등.

-베타용 거울, 침대 잎, 꽃

-산란용 실타래나 수세미 등도 번식 예정이 없다면 사치품이다.

-수초 : 키우기 어려우니까 잘 알아보고 키우자. 음성 수초는 그냥 둬도 자랄 정도로 쉬운 편에 속한다.


사치품의 경우에 없다고 물고기가 죽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치품으로 분류되었다. 어항을 설계할 때 사치품은 추후에 생각하고 결정해도 된다. 어차피 예산 내에서 집행하기 어렵고, 마음이 금세 바뀔 수도 있으며, 실제로 바뀌더라도 별 문제가 없다.


여기까지 잘 따라왔다면 어항을 놓을 공간, 축양장, 어항, 어종, 필수 용품의 견적이 나왔을 것이다.

대강 30 큐브의 경우에 10만 원, 45 큐브의 경우에 15만 원 정도 나오는 것 같다. 저예산이라면 20 큐브 베타 어항으로 축양장 없이 3만 원(웬만한 튼튼한 책상은 버틴다.), 세숫대야에서 메다카 어항으로 축양장 없이 3만 원 정도가 되겠다.


+ 중급자용 중복 투자 예방 - 어항 : 어항은 사육, 번식과 산란, 격리, 치어 사육 목적으로 최소 2개 필요하다. 1개로 사육하려면 많은 타협을 봐야 한다. 특히 품종이 있는 어종의 품종을 유지하고 싶다면 어항이 2개 이상 필요하다.


마무리


견적이 아무리 저렴하고 예산이 풍부하더라도, 욕심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선을 넘을 수 있다. 주인이 현명해야 물고기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작은 바다를 들이기 전에-어항 설계와 중복 투자 예방을 마친다.


오늘은 중복 투자 없이 어항 설계하는 방법, 어항에 필요한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원치 않는 동물학대 없이, 계획 밖의 예산 투입 없이 물고기 건강하게 잘 키우시길 바란다. 입문자의 시선에 맞추어 간단하게 서술했기 때문에 경력자들의 호기심이 생길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음 주 내 첫 물고기, 누가 좋을까?를 통해 관상어 종류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며 오늘 이야기한 어종 선정 과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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