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 물고기, 누가 좋을까?

관상어의 종류와 품종. 3주 차 어항 완성하기

by 만년필

첫 어항을 장만하겠다고 결심한 김 씨. 튼튼하고 예쁜 구피를 키우려고 하는데

'와 구피 예쁜 애들 많네. 빨간 구피도 있고 노란 구피도 있고. 하나만 키우기는 아쉬우니까 둘 다 데려가볼까?'


사장님은 계산대 옆에서 사료를 나르고 있었다.

"사장님 빨간 구피 셋이랑 노란 구피 셋으로 주세요."


사장님은 힐끗 보더니, 양심껏 어떤 말을 꺼내려는 듯 멈칫하다가 고개만 끄덕이고 한다는 말이

"집이 여기서 머세요? 이번에 깨박힌 애가 있거든요. 특별히 서비스로 챙겨 드릴게요."

"깨박힌 게 뭐예요?"


.


김 씨는 며칠간 행복했다. 깨 박힌 구피 덕에 치어도 많이 태어나서 꼬물꼬물 밥 먹는 모습이 여간 귀여운 것이 아니었다. 그새 임신한 다른 구피들이 곧 출산 예정이었다. 그래도 괜찮다. 어항은 충분히 넓고, 만년필이라는 양반이 시키는 대로 판매 계획도 세웠으니까. 어항이 꽉 차면 인터넷에 분양 글을 올리면 그만이다.

첫째 치어들이 무럭무럭 성장할 무렵, 곧 다른 구피도 치어를 낳았다. 근데 뭔가.. 뭔가 어색하다. 이 치어들은 어미랑 조금 다르게 생기지 않았나?

둘째들이 무럭무럭 자랄수록 두려움은 현실이 됐다. 어미랑 색도 다르고 생긴 것도 완전히 다르잖아? 김 씨는 구피들이. 셋째 넷째, 그리고 손주들의 종족이 바뀌고 있음을 느꼈다. 이제 더 이상 처음에 계획했던 어항이 아니었다. 김 씨는 어떤 잘못을 한 걸까?


1. 종과 품종


물고기는 종과 품종으로 구분한다. 알비노 풀 레드 구피를 예로 들자면, '알비노 풀 레드'는 품종이고 '구피'가 종이다. 같은 종이라도 품종이 다르면 전혀 다른 생김새를 보인다. 여기서 품종이란, 특정 유전자를 '고정'시키기 위한 브리더들의 노력으로 완성된 유전자형을 말한다. 이에 따라 부르는 말도 다양하다.


- '막 구피' : 섞일 대로 섞인 구피. 유전자가 고정되지 않고 다양한 후대가 나온다.

- '고정 구피' : 특정 유전자가 고정된 구피. 유전자가 고정되어 일정한 후대가 나온다.

- '하이브리드 구피' : 주로 고정 구피 간 잡종. 대체로 이도 저도 아니지만, 새로운 품종이 개발되는 과정이다.

- '선별 구피' : 목표한 유전자(지느러미, 체형 등)가 올바르게 발현되어 가치가 높은 구피를 엄선한 것.


김 씨가 사 온 것은 고정 구피, 사 올 적부터 임신 중이었던 첫째들은 '김 씨 표 고정구피'의 1세대, 그중에서 유독 가치가 높은 치어를 선별하면 '선별 구피'가 된다. 둘째부터는 '하이브리드 구피'로 부모 양쪽의 유전자를 모두 갖게 되었고, 선별 없이 유전자가 섞이기만 한 손주들부터는 '막구피'로 부를 수 있겠다.


그래서 관상어를 분류해서 키울 물고기를 결정하는 과정은 '품종'을 먼저 보는 방법과 '종'을 먼저 보는 방법이 있는데, 당연히 효율이 좋은 방법은 '종'을 먼저 보는 방법이다. 품종을 먼저 보는 방법은 마음에 꽂힌 물고기를 목표로 어항을 설계하는 것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인 모든 사람에게 일괄적으로 적용 가능한 효율 좋은 어항 장만 방법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우리는 1주 차에서 어항 설계 전 주의사항에 동의했고, 2주 차에서 어항의 세부 스펙에 대해 배웠다. 2주 차까지 잘 완료했다면 방 한 켠에는 어항 및 축양장이 놓일 자리와 예산이 마련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 종과 품종이 뭔진 알겠는데, 내 어항에 어떤 물고기를 들일 수 있을까?


2. 어항에 코끼리 넣기


어항의 크기가 정해졌다고 하면, 물고기가 얼마나 들어갈 수 있는지를 구해야 한다. 2주 차에 '평생 사육 기준' 어항에 대해 배웠다. 이를 토대로, 입문자 단계에서 주로 사용되는 어항 규격인 30큐브(30 x 30 x 30cm)를 기준으로 예를 들어보자.


먼저 여과 기준을 통해 물고기가 얼마나 들어가는지 계산해 보자. 30큐브 어항에는 27리터가 들어간다. 다만 들어가는 구조물과 여과기, 남겨두는 물 높이를 고려하면 대강 25리터 정도 들어가는 셈이다. 25리터에 보통 규격인 스펀지 여과기 1개라면, 단순히 계산해서 구피 25마리가 가득이다. 25마리가 적어 보이지만 30큐브에 25마리가 들어 있으면 상당히 바글바글한 양이다. 만약 구피보다 오염력이 강한 물고기라면 25마리보다 덜, 구피보다 오염력이 덜한 물고기라면 25마리보다 더 들어간다.

다음은 성격이다. 특정 물고기들은 영역 본능 및 싸움 본능을 갖기도 한다. 특히 베타의 경우, 어항이 넓더라도 두 마리 이상 사육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다.

다음은 활동성이다. 특정 물고기들은 넓은 반경을 요구한다. 종에 따라 수직 높이를, 수평 길이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이는 검색을 통해 확인하는 것 외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특히 테트라류나 시크리트류에서 흔한 편이다.


관상어 수용량의 범위는 위의 기준을 포함해, 여과기의 규격 및 관리 수준과 노하우에 따라 더 키울 수도 있고, 덜 키워야 할 수도 있음을 감안한다. 쉬운 방법은 없을까?


어항에 적합한지는 어떻게 파악할까? 경험이 쌓인 물생활 경력자들은 '종'과 '크기'를 보고 판단한다. 종이 금붕어라면 성체 기준에서 2자에 1~2마리 키울 수 있겠구나. 최종 크기가 15cm급이라면 최소 자반~2자 어항이고, 30큐브 크기에서는 치어만 사육할 수 있겠구나~하는 정보를 갖고 있다. 입문자는 인터넷에 고수들이 올려둔 사육 전용 프로필, 정보들을 통해 사육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좋겠다.


3. 종의 분류


학술적으로 분류하자는 게 아니라, 어항 크기에 맞게 분류하자는 취지이니 양해 바란다. 어항 크기별로 대강 훑어보고 4번으로 넘어가자. 구체적으로 들어가려면 책으로 써야 한다.


-20큐브 (20x20x20)크기의 어항 (1~3cm 급을 소량)

-주의사항 : 어항은 작을수록 물 관리가 어렵다. 온도나 수질이 너무 쉽게 바뀌는데, 물고기는 변온동물이라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그리고 활동 반경이 좁기 때문에, 내가 키우는 물고기가 '크기는 작지만 넓은 공간에서 군영 하는 환경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필수로 점검해야 한다.

특히 컴퓨터 본체나 냉장고 옆, 창가 등의 공간에서 반쯤 삶아지거나, 얼어 죽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질병으로 인한 급사 소견을 보이기도 한다.

-소형어 : 20큐브의 용량은 8L이다. 여기에 바닥재와 여과기가 추가되면 용량은 더 줄어든다. 소형어는 번식이 쉬운 편이므로 같은 성별로 한 종만 키우는 것이 좋다. 소형어에는 구피, 메다카, 코리도라스 등이 있다. 크기는 1~3cm 급으로, L당 1마리 사육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단, 20큐브에서 테트라류와 코리도라스는 권장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20큐브에 소형어를 권장하지 않는다. 군영이 습성이기 때문에 좁은 어항에 혼자 있으면 극도의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베타 : 보통 룹통이라 불리는 작은 아크릴 어항 또는 20큐브, 20큐브 하이 어항에서 주로 사육된다. 어차피 투어(싸움꾼 물고기)라서 넓은 곳에 여러 마리를 키우는 것보다 여러 어항을 두고 관리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도 이보다 큰 어항에서 사육하는 경우는 잘 없다.

-새우, 달팽이, 소형 가재, 소형 게 : 제한적으로 사육 가능하지만, 성별 구분이 어렵고 의문사하는 경우가 많아 추천하지 않는다. 번식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고, 환경 변화에 민감하므로 관리하기 까다롭다. 이보다 큰 어항에서 맘 편히 관리하는 것이 낫다.


추천 : 베타 어항


-30큐브 (30x30x30)크기의 어항 (5cm 급 이상은 소량)

-주의사항 : 30큐브부터 약한 책상이 휘거나 기울어질 위험이 있다. 입문자는 사고 방지를 위해 우레탄 매트와 수평계 사용을 권장한다. 장소를 보자마자 '문제없음' 판단을 내릴 수 있으려면 시간이 걸린다.

-소형어와 베타 : 30큐브부터 대부분의 소형 어종이 해금된다. 대부분의 테트라와 코리도라스가 30큐브에서 적응할 수 있다. 단, 테트라류는 충분히 알아본 후 사육할 것을 권장한다. (라스보라, 레인보우, 카라신, 테트라, 킬리, 몰리, 플래티, 소드, 구피, 로치, 바브, 코리도라스, 고비 등)

-시클리드, 라미네지, 구라미 : 대체로 강한 성격으로 어항 용량에도 한계가 있지만, 영역 다툼이 있는 편이다. 30큐브에서 권장하지 않는다. 작은 크기에 한해서 단독 사육이나 두 마리 내외의 사육이 가능하다. 시클리드도 대형종의 경우에 30큐브에서 사육이 권장되지 않는다.

-소형 복어 : 복어는 단독 사육을 추천하고, 갑각류와 사육을 금한다. 앞니가 강해서 갑각류를 잘 먹는다. 오죽하면 인디언 복어를 '달팽이' 잡아먹으라고 어항에 두는 경우도 있다. 중형 복어를 소형 복어로 우겨서 어항에 넣으면 스트레스받고 죽을 수 있다.

-수생 개구리 : 단독 사육. 솔직히 양서류 사육은 전공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관리 자체는 물고기와 동일하게 하면 된다.

-청소 물고기 : 제한적으로 사육 가능하지만 오염에 주의한다. 청소를 잘한다는 건 많이 먹는다는 뜻이고, 많이 먹는다는 건 많이 오염시킨다는 뜻이다. 그리고 비파처럼 소형으로 유통되지만 대형으로 자라는 종이 많다. 이 경우에 오염 초과는 물론, 다른 물고기에도 피해를 준다. 작은 어항에는 여러모로 주의가 필요하다. 안시나 플레코도 30큐브 내에서는 권장하지 않는다. 오토싱, 소형 시노돈티스, 가오리 비파 등을 권장한다. 어항 용량 내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가능한 넣지 않는 편이 낫다.

-새우 : 새우 단독 어항으로 잘 사용하는 어항이 30큐브다.

-중소형 가재 : 10cm급 보통 크기의 가재 사육이 가능하다.


-추천 : 구피 새우 어항, 인디언 복어 단독 어항, 새우 어항, 네온테트라 짬뽕항 등

(짬뽕항 : 다양한 어종을 섞어 키우는 어항. 주로 네온테트라와 구피를 섞어 키운다.)


-45큐브 (45x45x45)크기의 어항 (15cm 급 이상은 소량)

-주의사항 : 마리당 오염량에 주의한다. 물고기 크기만으로 사육 적합 여부를 가리기 어렵다. 기존 전문가들의 사육 권장 모델을 바탕으로 모방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소형어 : 마릿수가 다를 뿐, 대부분의 물고기를 평생 사육 가능하다. (60cm 이상 공간의 활동량을 보장받아야 하는 일부 테트라에 예외가 있다.) 45큐브부터 소형어종은 논외로 한다. 몇 마리를 데려오든 환경만 맞으면 번식해서 금방 가득 찬다.

-시클리드, 라미네지, 구라미 : 중형 종은 사육 가능하다. 하지만 영역이 강하거나 크게 자라는 대형 종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중형 종이라도 종에 따라 한 쌍이나 단독 사육이 권장되기도 한다.

-중형어 : 각종 중형어의 입문 어항이기도 하다. 위의 시클리드, 구라미를 포함해 세네갈, 금붕어, 소형 잉어, 디스커스 등을 조건부로 사육할 수 있다. 단, 중형어를 키우려면 단독 사육이나 쌍 사육 이하를 권장한다. 고수 중에는 여과를 한계까지 끌어올려 과밀 사육하기도 하는데, 4주 차에서 설명할 무여과 무환수(일명 무무항) 사육법만큼이나 어려운 방법이다.


-추천 : 소형어 메인 어항(구피 브리딩), 중형어 단독 사육 어항


-2자 광폭(60x45x45) 크기의 어항 (중형급 이상은 소량)

-주의사항 : 이제부터 부주의하면 어항이 터질 수 있고, 터지면 큰 피해를 입는다. 전문가들도 매트와 수평 계산을 중요하게 여긴다.

-중형어 : 대부분의 중형어를 평생 사육 가능하다. 중형어를 쌍으로 키우는 일이 가능해진다.

-중대형어 : 일부 대형어 사육이 가능해진다. 폴립테루스 중 세네갈, 대형 시클리드, 오스카 사육이 가능하다. (잭 뎀프시처럼 더 큰 수조를 요구하는 시클리드는 사육 불가)

-소형어 : 소형어 사육 어항의 마지노선 같은 존재다. 2자 광폭 어항을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이유도, 웬만한 어종은 다 키울 수 있는 크기이기 때문이다. 3자 어항부터는 소형어가 더 작아 보이기 때문에 군영을 극단적으로 선호하는 게 아니라면 권장하기 어렵다. 그때부터는 취향의 영역이다. 이마저도 2자 광폭보다 소폭(60x45x30)이 낫다는 의견도 있을 정도.


3-5. 3자 광폭부터는 이미 입문의 개념을 넘었다.


이제 규격에 맞는 어종이 무엇인지 감이 잡혔으리라 생각한다.


4. 품종 고르기


품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입문자들이 주로 키우는 어종을 간단히 정리하고자 한다.


어항과 물고기에 대한 정보가 충분해지면 특정 품종에 대한 브리딩 및 사육으로 재테크가 가능하고, 더 나은 품종을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유혹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브리딩은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고품종은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 브리더들이 취급하는 AAA급은 거래 불가일 뿐 아니라, 그 돈이면 가게를 차리거나 부동산을 하는 게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 만큼 비싸다. 주식처럼 일부 손해 보는 항목도 아니고 생물이 죽어버리면 끝이라서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필자가 키우는 토좌금 같은 경우는 고품종도 존재하지만, 사육법에 따라 체형이 천차만별이라 관리법 또한 극한으로 단련해야 한다. 어느 시기에 어떤 밥을 주고 어떤 수온으로 관리해야 체형이 완성되는지는 브리더들만의 노하우이자, '더 개발된 품종'이라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연구 과제에 가깝다.


때문에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유전적 고정인 '브리딩'에 의한 브리딩 개체군 품종이라면 시세가 세 배는 거뜬히 뛴다. 이와 다르게 이름은 품종이더라도 독자적인 유전 계통을 가진 종으로 구분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피는 종명으로, 빨간 구피는 빨간 유전자가 고정된 구피다. 빨간 구피끼리 교배하더라도 유전자를 덜 받은 후대는 색이 점점 옅어지다가 '기본형 구피'가 된다.

하지만 시클리드는 시클리드 단일 종이 아니다. 바나나 시클리드를 백날 교배해도 잭 뎀프시 시클리드가 나오지 않는다. 이는 바나나 시클리드와 잭 뎀프시 시클리드가 하나의 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잭 뎀프시 시클리드를 브리딩해 롱핀 시클리드를 만들 게 아니라면, 잭 뎀프시 시클리드는 어떻게 사육하더라도 닮은 물고기가 태어난다.


쉽게 얘기해서, 품종을 고를 때 예쁘다고 아무거나 고르면 후회할 일이 생긴다. '브리딩 개체군'은 브리딩하지 않으면 후대부터는 유전형을 잃고 점점 못나지거나, 선천적으로 약한 면역력 때문에 사육 난이도가 높아진다. '독자적인 종'은 이게 기본형이라 더 못나질 일도 없고, 종 특유의 면역력 체계를 따르기 때문에 약한 경향은 없다.

그러나 '독자적인 종' 중에서 상품성이 있는 예쁜 종을 찾기는 어렵다. 유명한 구피나 베타 같은 종 중에서 예쁜 개체는 대부분 '브리딩 개체군'이다.

또한, 독자적인 종끼리는 합사 하더라도 유전형이 섞이지 않는다. 신호등 새우(체리새우, 골든백 새우, 블루벨벳 새우)끼리는 함께 키우면 결국 일반 생이새우가 되어 가치가 줄어들고 말지만, 이종간 교배가 되지 않는 젝댐프시와 바나나 시크리드는 같이 키워도(같이 키우면 안 되지만!) 유전자가 섞이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취향에 맞는 어종을 고르더라도 상황에 맞게 고르는 게 중요하다.


5. 주요 입문 어종 정리


-구피 : 예쁜 품종이 많다. 하지만 품종이 있다면 한 종만 사육하는 것을 권장한다. 유전자가 섞이면 막구피로 분양해야 한다. 1L당 1마리가 권장이며, 조금 넘치고 적더라도 잘 버티는 편이다. 다만 키우기 쉬운 이미지와 별개로 바늘꼬리병이나 꼬리 녹음 현상, 백점병 등의 질병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키우겠다고 생각하다간 금방 죽는다. 번식력을 감당할 수 있다면 추천한다.


-베타 : 마찬가지로 예쁜 품종이 많다. 야생 베타와 브리딩(쇼) 베타로 구분된다. 야생베타는 주는 대로 먹지 않고 생먹이를 요구하므로 주의. 서로 싸우므로 합사에 주의한다. 점프력이 좋아 어항 뚜껑을 필수로 권장한다. 각종 행동 풍부화 물품들(침대 잎사귀, 소형 거울 등)을 요구하니 참고하자. 베타는 번식하는 것도 좋지만, 번식한 베타들도 싸움꾼이라 몇 십 마리를 몇 십 개의 어항에 분류해 사육할 자신이 있다면 권장한다. 참고로 필자는 자신 없다.


-금붕어 : 만만하게 보고 입문하지만, 금세 누렇게 변하는 어항에 기겁하게 된다. 산업 편의상 아무렇게나 키우도록 홍보되었고, 실제로 튼튼하긴 하지만 사육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무리 금붕어라도 금세 죽는다. 금붕어는 덩치가 커서 짧은 크기라도 오염력이 크다는 점을 주목한다. 30큐브에 1마리도 성체 기준으론 작은 크기다. 45큐브에 1마리도 진심으로 사육해야 한다. 브리딩 개체라면 45큐브 1마리로 관리가 약해지면 품종을 잃거나, 불임이 되거나, 체형이 달라질 수 있다. (안 죽으면 다행이다)


-체리새우 : 가장 만만하지만 히터나 여과기는 필요하다. 청소도 잘하지만 오염력도 작은 편이 아니다. 새우 하나당 구피 한 마리 정도는 계산에 두고 간다. 단, 탈피 중에 죽거나 어느 날 갑자기 이유도 없이 죽는 경우가 다반사다. 한 마리만 키우면 오래 키우기 어렵다. 웬만하면 10마리짜리로 입양해서 죽는 개체보다 태어나는 개체가 많도록 관리하는 게 합리적이다. 또, 탈피 직후 부드럽기 때문에 구피의 호기심이나 건드림으로 죽을 수 있다. 물이 갑자기 더러워지거나 흙탕물이 되어도 컨디션을 잃고 죽을 수 있다. 단, 여러 요인이 맞아떨어져서 죽는 거지, 다른 수온, 용존산소, pH 등이 멀쩡하면 괜찮다. 아무리 바닥을 엎어도 잘 버틴다. 구피와 마찬가지로 한 번 알을 까기 시작하면 급격히 불어나기 시작한다. 번식력을 감당할 수 있다면 추천한다.


-코리도라스 : 바닥을 훑는 어종이라 바닥이 넓은 어항을 선호한다. 그렇다고 더 큰 규격의 키 낮은 어항을 구입하면 나중에 판매하기 어렵다. 구피와 잘 지내는 어종 중 하나지만, 알을 벽에 붙이기 때문에 후대를 보려면 단독 사육을 권장한다. 체리새우와 의도치 않은 충돌 사고가 많다. 새우가 충분히 많거나 은신처를 잘 제공해야 한다. 바닥을 긁고 다녀서 바닥재가 날카로우면 상처가 곪을 수 있다.


-테트라, 킬리피쉬 등 소형어종: 네온테트라를 주로 고를 텐데, 특히 테트라들은 매장에서 보여주는 모습보다 사육 이후 모습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밥을 많이 주면 금방 성장해서 '원래 이랬나?'싶게 만든다. 네온테트라는 '고등어'라는 별명이 있는데, 성장하면 그다지 반짝이지도 않고, 통통하게 살이 올라서 덩치만 커진다. 그때부터는 예뻐서가 아니라 정 때문에 기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테트라류는 의도적인 산란 유도가 직관적이지 않다. 환경을 제공하면 수초에 붙이는 경우가 많다.


입문 어종들도 유명한 어종을 사육한다면 최소 30큐브에서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다. 30큐브는 나중에 큰 어항을 들이더라도 치어항이나 산란항 등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범용성이 넓어 선호되는 어항 크기이기도 하다.


마치기 전에, 어항의 필수 요소를 전부 다뤘기 때문에 어항을 구입하고 설치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 주 여과에서도 다루겠지만, 물고기를 어항에 투입할 때는 물잡이 기간이 필요하다. 물을 1주일 정도 어항에 묵히면서 여과기를 돌려줘야 한다. 그래야 박테리아가 자리를 잡아서 물고기를 투입해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또, 물맞댐을 해줘야 한다. 필자는 봉투 겉을 한 번 흐르는 물에 세척하여 불순물을 제거하고, 그대로 어항에 투입해 20분마다 한 번씩 스포이드나 국자 등으로 어항 물을 봉투 안에 흘려보내기를 1~2시간 동안 반복한다. 의의는 '수온 적응'과 '수질 적응'이다.

그럼 이렇게 대량으로 쏟아 넣으면 되느냐, 그렇지 않다. 어항 박테리아는 자리 잡는데 시간이 걸려서, 한 번에 대량의 물고기를 투입하면 자기들끼리 오염시킨 수질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거나 다칠 수 있다. 때문에 소량(구피로 치면 스펀지 여과기당 5~10마리씩?) 투입하기를 권장한다. 단, 어항 용량 계산이 확실하고 오염 계산 및 물잡이의 개념을 숙지하고, 오염된 어항을 손만 대어도 깨끗하게 할 수 있는 경력자들은 일단 투입하고 생각하는 경향은 있다.


마무리


이렇게 3주에 걸쳐 어항의 필수 요소에 대해 정리했다. 물고기도 생명이므로 책임감을 갖고 입양하길 바란다. 대부분의 어종은 방류하는 것만으로도 형사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물방에 맡기거나 분양하도록 하자. 물고기가 의외로 정이 많은 동물인 게, '구피를 대형어 먹이로 주겠다.'라고 킬킬거리며 어항을 들인 지인이 한 달 뒤 '먹이로 못 주겠다'면서 구피만의 어항을 여러 개 장만한 사례도 있다.

그러니 진지하게 입양을 결정하자는 취지에서, 책임 가능한 규모의 물고기만 사육하기를 바라면서 내 첫 물고기, 누가 좋을까? 관상어의 종류와 품종. 3주 차 어항 완성하기를 마친다.


다음 시간에는 물결 뒤에 숨은 조용한 손길, 여과 이야기 여과의 작동 원리와 다양한 여과 방법으로 찾아뵙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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