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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자룡 Jan 22. 2024

13. 나의 운동방식을 찾은 것 같다.

50대 후반 아저씨의 운동 기록

어떻게 보면 나의 운동 방식을 찾은 것도 같다. 2분할, 3분할 등이 아닌 그저
마음 가는 대로 하는 방식 말이다.

신년 초라서 그런지 체육관에 사람들이 많아졌다. 통상 4명 이상이 되면 단지 내 체육관에서 내가 원하는 기구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운동이 집중된다. 어떤 사람은 매너를 쌈(?) 싸 먹었는지, 동시에 몇 개의 기구를 세팅해서는 그걸 돌아가면서 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매너를 쌈 싸 먹은 사람은 아닌지라 한 가지 운동을 집중해서 하나의 기구를 사용하고, 사용 후엔 그 기구를 내가 사용하기 전의 상태로 해 놓고, 혹시나 누워서 하거나 했으면 물티슈로 닦아도 놓는다.


매너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운동이 집중되다 보니 한 근육에 한 시간 이상의 시간을 들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벤치프레스를 15세트 이상을 하는 경우도 생긴다. 기구 사용이 안될 경우엔 스쿼트를 지속하기도 한다. 한 번은 어깨를 작살내기도 했는데, 어깨 운동을 집중해서 죽어라 한 후에 밤에 잠을 자다가 어깨가 너무 아파서 밤새 뒤척인 적도 있었다. 아마도 아내도 거의 잠을 못 잤을 것이다. 내가 하도 뒤척이니 잠을 깊게 잘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문제는 또 그런 통증이 싫지 않다는 거다. 고통이 싫지 않다는 것이 무슨 느낌인지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늦은 나이에 근육 운동에 무리를 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특히나 나와 같이 마른 체형은 더 그럴 것이다. 그런데 그게 조심이 되질 않는다. 욕심이 앞서서일 것이다. 세상을 이 만치나 살아왔음에도 욕심이라는 마음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실은 욕심을 두지 않는다면 삶이 더 풍성해질 수도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욕심이 생긴다.


젊어서의 (적절한) 욕심은 삶의 동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소위 장년에게 있어서 삶의 동력은 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운동에도 욕심을 내서는 결국 망가질 수 있음이다. 그래도 욕심을 가지고 운동을 하는 것이 더 재미는 있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많은 중량, 더 많은 횟수를 하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나는 실은 늦은 나이에 근육운동을 시작했다. 지금이야 단순 기간으로 따지면 상당한 기간이지만, 그건 내가 나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조심해야 한다. 소위 삐끗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운동 전후에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이 준비에 소홀하다. 마음이 앞서기 때문에 준비 없이 바로 중량 운동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운동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 듯하다.


근력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유튜브를 보고 하면서 운동방식을 2분할, 3분할 등등으로 구분지어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내 생각엔 직장생활을 하거나, 직업적으로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하면 이게 큰 의미는 없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운동을 매일 하느냐 마느냐이지 분할해야 한다, 아니다가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다. 이제 운동은 지속해 가면서 나에겐 분할의 의미가 크지 않다. 그저 몸이 흘러간다. 어제 가슴운동을 많이 했으면, 이상하게 오늘은 가슴운동에 마음이 가질 않는다. 그러면 팔운동으로 간다던지 복부 운동으로 간다.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


어느 날은 복부 운동을 하고 싶었는데, 체육관에 들어서니 갑자기 스쿼트가 하고 싶은 거다. 그래서 스쿼트를 상당히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그날은 다리 운동만 하고 왔다. 그럼에도 복부도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일 복부 운동을 하면 되지.


어떻게 보면 나의 운동 방식을 찾은 것도 같다. 2분할, 3분할 등이 아닌 그저 마음 가는 대로 하는 방식 말이다. 물론 체육관엔 가는 루틴은 만들어 두었으니, 체육관에서 내가 하고 싶은 운동을 집중해서 하면 되는 방식이다. 각 근육별 운동의 종류도 대폭 줄였다. 전엔 팔운동하면 통상 4종류 정도의 운동을 3세트씩 돌아갔는데, 이젠 하나나 두 종류의 운동으로 하기 싫을 때까지 한다. 이 방식이 나쁜지 좋은지는 모른다. 그런데 나는 좋다. 앞으로 당분간 혹은 계속해서 이 방식이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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