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는 햇살에 마음을 맡기고
나는 너의 일을 떠올리며
수많은 생각에 슬퍼진다.
우리는 단지 내일의 일도
지금은 알 수가 없으니까
그저 너의 등을 감싸 안으며
다 잘될 거라고 말할 수밖에.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있을 것만 같아 초조해져.
무거운 너의 어깨와
기나긴 하루하루가 안타까워.
내일은 정말 좋은 일이
너에게 생기면 좋겠어.
너에겐 자격이 있으니까.
이제 짐을 벗고 행복해지길
나는 간절하게 소원해 본다.
이 세상은 너와 나에게도
잔인하고 두려운 곳이니까
언제라도 여기로 돌아와,
집이 있잖아, 내가 있잖아.
내일은 정말 좋은 일이
우리를 기다려 주기를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기를
가장 간절하게 바라던 일이
이뤄지기를 난 기도해 본다.
오랜만에 떠난 여행 첫날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 목소리를 듣자마자 언니는 울음을 터뜨렸다.
"무슨 일이야?"
"나 눈물이 난다. 그러니까..."
언니의 이야기는 한동안 계속되었고,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괜찮을 거라는 말밖에 없었다.
순간 여행의 즐거움이 사라지고 나도 함께 언니의 걱정 속으로 빨려들며 침잠했다.
"무슨 일 있어?"
여행지에서 즐거워야 할 내가 표정 관리를 못하고 어두운 안색이 되자 남편이 물어왔다.
"아니야."
남편에게까지 이야기할 필요 없어서 짧게 얼버무렸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몇 시간 후 마음이 차분해지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여행을 즐기자고 생각했고 마저 즐겁게 보내고 돌아온 게 다행이다.
이제는 각자의 가정을 갖고 살고 있지만, 어릴 적 한 이불 덮고 살면서 나누었던 자매의 우정은
나이 마흔이 되어서도 나를 어렸고, 어려웠던 십대, 이십대 시절 어느 순간으로 데려간다.
그래서인지 언니의 고민을 들으면 나는 망망한 대해에 서 있는 헐벗은 어린애마냥 어쩔 줄 모르게 된다.
다행히 며칠이 지나서 언니로부터 어느 정도 괜찮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글을 쓰지만,
그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 나도 모르게 걱정이 많이 되었나 보다.
언니 마음이 편해졌으면 좋겠다.
언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내게 너무 좋은 언니이고, 너무 착한 언니인데,
걱정이 많은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여행지에서는 마음이 어지러웠고,
집에 돌아와서 바쁜 일상을 사는 이 순간에도 마음이 편안하다.
어쩌면 여행지는 마음속에 있는 게 아닌가 한다.
모든 마음의 짐을 떨칠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이 바로 여행지, 여행이 아닐까.
언니의 마음에도 여행이 찾아왔으면 한다.
언니야,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