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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urth Daughter Oct 27. 2021

그래, 트위터가 있었지! 그동안 왜 잊고 살았을까

……

요즘 낮에 일할 때 전투기가 심하게 요란하게 날아다닌다. 

“어디서 훈련이라도 하나?”

뉴스를 찾아보아도 관련 기사는 나와 있지 않고, 한 다섯 번 연달아 전투기가 요란을 떨며 날아가니까 어디 전쟁이라도 난 건가 싶어 덜컥 겁이 난다. 

예전에 이런 상황이었다면 ‘네이버’ 실시간 검색을 제일 먼저 살펴보았을 테지만, 포털에서는 ‘실시간 검색’ 기능이 막혀 있다. 

결국 내가 찾아보게 된 것은 몇 년 동안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냈던 ‘tweeter’였다.      


“어디서 훈련이라도 하는 건가요?”

“주택가에 너무 심하게 소리가 나는데요?”

“이맘때쯤 훈련을 했던 것 같긴 하네요.” 

류의 트윗이 올라와 있었다. 

첫 번째로 드는 느낌은 안도감이다. 그래. 나 혼자만 이렇게 느끼는 게 아니구나. 실시간 이슈에 대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점은 트위터의 강점이다. 두 번째 드는 느낌은 ‘오, 그렇지, 트위터가 이런 건 좋았지.’였다.       


한때 트위터를 즐겨 썼는데 차츰 사용 빈도가 뜸해지더니 언제부턴가 아예 사용하지 않게 된 것 같다. 페이스북으로 옮겨가며 서서히 이용이 뜸해졌던 것 같기도…. 그러고 보니 소셜 미디어 사용기는 플랫폼에서 플랫폼으로 건너다닌 이사의 역사와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을 듯하다.    

  

맨 처음 내가 사용한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은 개인 도메인을 파서 만든 개인 홈페이지였다. 찾는 이 몇 없어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정말 허접한 홈페이지였지만 며칠 동안 만드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내기도 했었다. 결국에는, ‘흠, 중요한 것은 콘텐츠이지 스트럭처가 아니구나!’라는 깨달음을 내게 주며 그 역할을 다 했지만.      

이후로 싸이월드와 티스토리 블로그를 썼고, 그러다가 네이버 블로그로 옮겨갔고, 또 트위터에 재미를 느껴 블로그를 폭파했고(지금도 후회 중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얼마 전 다시 긴 글을 쓰고 싶어 블로그를 열었다. 아, 브런치 계정도 만들어서 글을 쓰는 중이다.      


그러니 현재 쓰고 있는 플랫폼은, (아직 계정이 살아 있는 것으로) 트위트, 페이스북, 네이버블로그, 유튜브(영상 몇 개 없는), 인스타그램, 브런치 정도가 되는 건가? 혹시 빠뜨린 게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끔 인터넷 상에 여기저기 흩뿌려진 나의 콘텐츠들을 생각하면, ‘청소 한 번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과연 정리할 수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싸이월드에 올렸던 사진들을 백업할 때는 정말로 귀찮고 힘들었다. 다행히 해비 유저가 아니어서 백업 받는 것이 별로 힘들지는 않았지만, 사진 이미지 크기를 다운사이징하여 저장했던 터라 다시 받으니 화질이 별로 좋지 않아서 아쉬웠던 기억이….  


역시 사진 보관은 오프라인 앨범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책장에 꽂힌 실물 앨범은 자주 꺼내어 들춰 보는데, 온라인에 저장해놓은 사진들은 엄선하여 정리하지 않아 잘 보지 않게 된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엔 온라인 자료는 쉽게 만들고 저장하는 데 비해 편집 퀄리티가 확실히 떨어지는 것 같다.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

다시 트위터 이야기로 돌아가서, 몇 년 만에 다시 트위터를 열어보니 아직도 여전히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몇 년이 지나서도 다시 찾게 된 데는 트위터가 지닌 확실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 외에 실시간 이슈를 검색하고 토론할 수 있는 오픈채팅 플랫폼이 있나?’라고 물었을 때 쉽게 떠오르는 플랫폼이 없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에도 트위터를 찾게 되었던 이런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동네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하늘에 검은 연기구름이 피어올랐는데 도저히 뉴스 기사를 찾을 수도 없어 답답했다. 하지만 그때도 트위터 검색을 통해서 인근 공장에 불이나서 화재 진압중임을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소소한 사건도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는 한 트위터는 정보를 알려준다. 물론 140자라는 한계, 어뷰징(abusing, 오용, 남용, 의도적 왜곡) 등 여러 문제로 주춤하고는 있지만, 대통령 선거 등 대한민국에 커다란 이슈가 있을 때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는 것 같다.      


트위터는 다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싸이월드도 여러 번 부활을 노렸지만 쉽지 않았고 결국 작년에 폐업하고 말았다. 그러고 보면 어떤 상품이 큰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도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앱이 나오면 기존 앱 유저들이 새로운 유혹에 빠지고 환승도 쉽게 한다. 가까운 예로는 클럽하우스 앱이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클럽하우스 입장권을 받지 못해서 난리였는데 이 인기도 금방 사그라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포털 사이트에서 콘텐츠 큐레이션 역할을 자처하려 하는 것 같다. ‘카카오뷰’처럼 오픈 큐레이터로서 유저의 모든 콘텐츠를 한 곳에 담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인데 이것이 살아남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앞으로 내 콘텐츠들이 어떻게 남을까,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궁금해진다. 뭔가 기록하고 저장하고 싶은 욕구를 채워주고 실시간 채팅과 의견 개진의 장으로 쓰이는 광장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멋진 SNS 플랫폼이 나온다면 좋겠는데 이 통합적인 역할을 하는 만족스러운 플랫폼은 아직까지 없는 듯하다.      


그래서 오픈 채팅 공간으로 당분간 다시 트위터를 사용해보려 한다! 대선 때까지 사용해보며 어플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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