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금요일에 꽃은 피는가?

주말에 지루한 직장인들을 위해

by fovoro

시간은 금방 간다. 월화수목금...금...금...! 그래도 금요일의 퇴근은 행복이다. 다음 날 일찍 일어나 후다닥 출근을 할 필요 없는 늦잠의 여유. 그래서 퇴근하자마자 엘리베이터에서 휴대폰을 켠다. 누구한테 연락할까? 연락처를 쭈욱 내리며 후보군을 뽑아보고 메시지를 보낸다.


"뭐하냐?"

"일"

"언제 퇴근?"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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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에 맞춰 나온 내가 무안해지는 순간. 다들 비슷하게 사는구나. '불금'이라는 말을 누가 만들었는지, 그 말을 만든 사람이 부러워진다. 그래도 다른 사람은 시간이 되겠지.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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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잔해야지?"

"집에 가서 잘거야"

"어차피 집 가서 할 것도 없잖아!"

"어제 야근해서 쓰러질 지경임"


좌절이 익숙해지는 걸까 아니면 지치고 일하고 쉬는 연속의 삶이 익숙해져버린 것일까. 무색하게 집으로 걸음을 옮긴다. 어제 먹다 남겨 놓은 된장찌개를 끓인다. 구수한 냄새가 풍기니 더 꼬르륵거리는 배. 계획했던 건 이 시간에 친구를 만나 술 한잔하며 담소나 나누는... 술이 어려우면 커피라도. 여튼 렌지 불을 끄고, 반찬을 꺼내는 데 '아차!' 밥을 안 했구나. 꺼내던 반찬을 도로 냉장고에 넣고 터벅터벅 백반집으로.


밥 먹는 도중 휴대폰 벨이 울린다.


"뭐하냐?"

"밥"

"치맥 어때?"

"어딘데?"

"퇴근 중... 빨랑 나와"

"미리 연락이나 하지!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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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연락 못했던 건 나도 마찬가지. 퇴근 중에 휴대폰으로 급하게 약속잡는 사람이 나만은 아닌 듯. 어느때보다도 금요일 퇴근 때는 휴대폰에 연락처를 보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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